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작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상향 돌파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관련주들은 상승폭이 제한적이거나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4일 국내 증시에선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0.9% 상승한 47만9000원에 마감했을 뿐 하이닉스(-7.2%), 아남반도체(-1.7%), KEC(-2.0), 에쓰에쓰아이(-3.2%) 등 반도체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장비업체 가운데선 라셈텍·네모가 각각 가격 제한폭까지 상승했지만 미래산업(-0.8%), 신성이엔지(-0.8%), 주성엔지니어링(-5.8%), 반도체ENG(-9.4%) 등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재료 종목에서는 상승과 하락 종목이 크게 엇갈렸다. 크린크레티브가 10% 넘게 상승한 것을 비롯 원익·코미코 등이 상승세였지만 테크노세미켐·피케이엘·에스엔티 등은 하락세였다.
이처럼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500선 돌파 소식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관련 종목들의 등락이 엇갈린것은 그동안 반도체 관련주의 상승폭이 컷던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반도체 경기 회복을 대체적으로 낙관하는 분위기다.
동양종합금융증권 민후식 연구원은 “지난 9월 매출액이 증가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산업이 회복 국면에서 성장국면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계절적인 성수기 요인이 있기는 하지만 월별, 전년대비 증가율이 성장 강도를 강화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전세계 39% 를 차지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에 이어 미주 지역도 회복 추세에 가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연구원은 12∼1월의 비수기 시즌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며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대투증권경제연구소 이정연구원도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분기말 효과로 이달까지 계절적 성수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이달 중순 이후 점진적으로 D램 가격이 약세로 반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수익성이 좋은 플래시 메모리의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현물시장에서 ‘스프링데일’ 칩세트 수요 증가에 의한 DDR 400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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