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쇼핑 `유비문환` 알고 가면 돈번다

　용산 전자랜드, 테크노마트 등 전자상가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곳에 오면 웬지 원하는 물건을 싼 값에 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그러나 무조건 전자상가를 찾는다고 해서 물건을 싸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비싸게 사는 경우까지 있다. 이때문에 전자상가에 갈 때는 사전 준비와 함께 적절한 쇼핑 요령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알뜰 구매가 생활화되고 있는 지금, 전자상가 뿐 아니라 매장이 있는 곳이라면 모든 곳에 해당되는 얘기이기도 하다.

　하루에도 수백명의 고객을 상대하는 전자상가 상인들이 직접 밝힌 안심쇼핑 요령 첫번째는 ’철저한 사전조사’다.

　가격비교사이트와 인터넷 전문몰 등에서 원하는 제품의 가격과 모델에 대한 여러 사항들을 알아본 후 상가를 찾으라는 것이다. 특히 가전제품이나 메이커PC와 달리 조립PC처럼 상가에서 직접 제조해 판매하는 상품은 부품별 가격은 물론 부품 제조사, 사용 수량 등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서울 마포에 사는 회사원 김모(31)씨는 3개월 전 구입한 데스크탑PC의 전원에 문제가 생겨 최근 AS를 받으려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PC를 구입한 용산전자상가 조립PC 매장은 이미 문을 닫은 상태였다. 어렵게 들고 온 것이라 다른 매장에 부탁해 돈을 주고 AS를 받던 중 부품 일부가 오래된 중고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자신이 원하는 부품을 정확히 사용했는지, 부품 가격은 제대로 매겼는지 현장에서 확인하고 반드시 품목별 가격, 제조사, 수량 등을 꼼꼼히 적은 견적서를 받아 보관하라고 상인들은 충고한다. 전자상가에는 AS를 어렵게 만드는 값싼 수입 부품이나 덤핑 품 등 다양한 경로로 유입된 부품이 나돌며 고객 몰래 이용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흔들리지 않는 계획 구매’다. MP3, CD, MD플레이어 등 소형 가전의 경우 가격에서 심하게 바가지를 쓰는 사례가 종종 발견된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의 모델명과 시중 가격을 알아본 후 전자상가에 나갔음에도 바가지를 쓰는 경우는 매장 직원의 말에 현혹돼 원래 사려는 제품이 아닌 직원이 권하는 제품을 사게 됐을 때 주로 발생한다.

　전자랜드 한 상인은 "원하는 모델을 그대로 사면 되는데 신제품이니, 곧 절판된다느니 하는 직원의 꼬임에 넘어가 결국에는 강권하는 제품을 살 때 당하기 쉽다"고 했다. 전자상가 대부분이 소비자 보호센터를 두고 이 같은 소비자 피해 해결에 나서고 있으나 잘 해결된다 해도 결국 걸리는 시간과 비용은 소비자의 손해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　

잘 알려진 매장을 찾거나 단골 매장을 알아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국제전자센터는 조합인증점포, 테크노마트는 우수점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상가를 돌다가 이러한 푯말이 붙은 매장을 이용한다면 좀더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혼자보다는 둘이서’, ’후회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설 때’ 물건을 사라고 상인들은 조언한다.

전자상가에서 물건을 살 때 소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속고 산다는 것`이다.

직접 물건을 확인하고, 조금이나마 싸게 구입하려고 발품들여 찾아왔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속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처럼 억울할 때도 없다. 소비자에게 믿음을 줘 불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전자상가 상인들의 자정노력이 계속되고는 있지만 바가지, 끼워팔기, 부품갈아치기 등 눈앞의 잇속을 챙기려는 일부 상인들의 이 같은 얄팍한 상술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다.

주머니가 가벼운 시기에 보다 알뜰하게 쇼핑하는 요령은 결국 소비자의 노력에서 시작된다.

상인들이 직접 말하는 전자상가 안심쇼핑 5계명

1. 사전 조사 - 상가 방문 전 가격비교사이트, 인터넷전문몰 등을 통해 가격과 상품정보 취득

2. 계획 구매 - 매장 직원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원래 사려고 했던 상품 구매

3. 알려진 매장(단골매장) 이용 - 상우회 인증 점포, 주위 지인이 권하는 점포 이용

4. 혼자보다는 둘이 쇼핑 - 가능하면 친구 등 지인과 같이 쇼핑

5. 확신이 들 때 구입 - 이 정도 제품에 가격이면 후회 없다는 확신이 들 때 결정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