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정보 공개 선의의 피해 막아야"
사진; LCD상에 나타난 불량화소 모습. 데드픽셀이라고 불리는 불량화소는 색의 변화없이 영구적으로 검은색, 흰색, 녹색 등으로 나타나며 정지 영상에서 두드러진다. 왼쪽은 불량화소를 확대시킨 모습.
국내 LCD모니터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서고 노트북 판매가 급속하게 늘고 있으나 LCD의 구성 요소인 픽셀(화소)이 검은색 또는 흰색 등으로 나타나는 불량, 일명 데드픽셀에 대한 관련 업체들의 AS 기준이 객관적으로 재정립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CD의 불량화소에 대한 판정 기준이 서로 다른 데다가 이 기준도 AS담당자의 판단에 좌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소비자들과 업체와의 분쟁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일례로 소니코리아의 노트북(바이오 505)을 사용 중인 대학원생 배 모(30)씨는 구입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갑자기 노트북 LCD화면에 1개의 흰색점이 발생, 교체를 요구했으나 해당 업체로부터 “불량화소가 중앙에 1개이거나 전체적으로 5개 이상 있어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배 씨는 “중앙에 있는 불량화소는 1개라도 ‘불량’으로 인정하면서 주변에 있는 것은 5개 이상이어야 ‘불량’으로 인정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지만 소니측은 한 달이 다 되가는데도 아직 서비스를 해주지 않고 있다.
소니코리아뿐만 아니라 모니터·노트북 등 LCD를 사용하는 다른 업체들도 이와 유사한 기준으로 무상수리 여부를 결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노트북·모니터·디지털 TV의 LCD 화면을 가로·세로 3등분 했을 때 정 중앙부에 불량화소가 3개 이상 존재하거나 전체 5개 이상이 발생할 때, LG전자는 15인치 모니터에서 2∼4개, 17인치 이상 제품에는 2∼8개일 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업체간의 기준도 서로 다른 데다 이 기준마저 AS담당자의 판단따라 달라지는 등 객관성이 부족한 실정이다.
소니코리아의 경우 불량에 기준에 대해 “공식적인 기준은 없으며 경우에 따라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AS 담당자가 사용에 심각한 지장이 있는 위치라는 판단이 들 때는 불량화소가 1개라도 서비스를 한다”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불량화소 수에 따라 등급을 매겨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제품 가격도 이 등급에 따라 차별화시키는 방안을 업계에서 논의한 적 있지만 서로 부담스러워해 무산된 적이 있다”며 업계 내부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모니터포유의 신수근 사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화소는 엄연히 불량”이라며 “다만 현재의 제조 공정상 불량 화소가 없는 LCD만 판매될 경우 원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늘어나는 등 업계와 소비자 모두 득이 될 게 없는 만큼 불량화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고 소비자를 이해시키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