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구조조정시장 빈익빈 부익부

부실기업ㆍ채권 등 투자대상 축소

 기업구조조정 시장이 위축돼 구조조정회사(CRC)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일부 벤처캐피털이 주도하는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잇따라 성공,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일 관계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최근 부실채권 매입범위를 금융기관과 자산관리공사에서 기업이 보유한 부실채권으로 확대하는 등 CRC 활성화 대책을 내놓았지만 산자부에 등록된 CRC는 지난해말 103개에서 59개사로 오히려 40% 정도 줄었다.

 이는 투자 범위가 확대됐지만 상대적으로 부실기업, 부실채권 등 투자대상이 감소하는데다 납입자본금 상향조정, 전문인력 3인 이상 보유 등 CRC 등록 요건이 강화되면서 등록증을 자진반납하는 전업 CRC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KTB네트워크와 한국기술투자 등 일부 벤처캐피털이 운영하는 CRC의 경우 미도파와 팬택앤큐리텔을 비롯, 현재 정상화 과정에 있는 기아특수강 등 거래규모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구조조정투자를 주도하며 고수익을 내고 있다.

 KTB네트워크는 지난 2001년말 기업구조시장에 나온 현대큐리텔을 팬택과 공동 매입한 후 지난 17일 거래소에 팬택앤큐리텔로 재상장시키는데 성공했다. 매입당시 주당 560원이던 큐리텔 주가는 팬택앤큐리텔로 바뀌면서 현재 3700원대를 호가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KTB네트워크 주가가 최근 한달동안 85%포인트나 뛰었다. KTB네트워크가 보유한 팬택앤큐리텔 지분은 3144만주(29.59%)다.

 국내 첫 CRC인 한국기술투자는 지난 99년 결성된 208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 1호펀드와 지난해 결성된 구조조정2호 펀드가 각각 30.3%, 91.1%의 수익을 올렸다. 높은 수익률을 냈던 미도파, 부흥, 동신제약, 한국주강, 한국금속공업 등의 구조조정이 이들 펀드를 통해 이뤄졌다. 한국기술투자는 이와 함께 현재 추진되고 있는 기아특수강 인수를 위한 기아특수강 기업구조조정조합 외에 벤처기업 구조조정용 KTIC 4호 기업구조조정조합도 연내 출범시킬 계획이다.

 한국기술투자 박동원 상무는 “최근 R&D 투자 재개를 시작으로 기아특수강이 연내 조기정상화가 기대되고 있어 고수익이 예상된다. 미도파에 이은 기아특수강 구조조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한국기술투자의 CRC부문 투자역량이 또 한번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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