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또 하나의 별칭으로 포럼 공화국이라 불리울 만큼 여러 종류의 포럼이 많다. xxCEO포럼, △△ 포럼, xx벤처포럼 등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을 정도다.
이런 다양한 포럼의 참가자로서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대학 교수다. 우리나라의 교수 신분은 매우 융통성이 커서 어떤 성격의 포럼에도 회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수들에게 포럼은 다양한 의견을 제기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지만 다양한 목소리들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필자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필자가 여러 포럼에 참여하면서 얻는 효과만큼 포럼에 나오는 기업 회원들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원성이 하나있다. “대학에서는 도대체 뭘 가르치는지 모르겠네요”라는 말이다.
이런 비판을 하는 이들은 대개 IT분야를 포함한 기술 계통 근무자들이다. 신입사원들은 입사 후 최소한 6개월은 재교육시켜야만 겨우 써 먹을 수 있는 수준이 되니 비싼 등록금 받고 4년간 가르친 것이 도대체 뭐냐고 따져 묻는 것이다. 대학 교수로서 자신을 비판하는 소리가 곱게 들릴 리 없음은 당연하다.
그래서 변명 아닌 해명을 한다. 첫번째는 대학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여 미래를 가르치는 곳이라고 말한다. 두번째는 타 전공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해명한다. ‘정치학과를 졸업했다고 바로 국회의원이 되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바로 최고경영자 되는가’라고 반문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명을 하면서도 내심으로는 솔직히 자책감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정말 고객을 만족시키는 교육을 할 수는 없을까. 다시 벤처기업을 생각해 본다. 지난 90년대 말, 그렇게도 무섭게 타올랐던 벤처 열기를 상기하며 오늘의 이 참담한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해 보면 결국 원인은 교육문제로 귀착된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세계적인 벤처기업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55%가 인근 스탠퍼드대학 출신이다. 또 이 대학출신의 절반이상은 IT를 포함한 공과계열 출신이라고 스탠퍼드대학측은 말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벤처기업 창업자들의 전공을 보면 기술자 출신이 절반을 넘는다.
스탠퍼드대학에는 경영대학원(MBA)은 별도로 설치되어 있지만 학부 과정의 경영학과는 없다. 경영학은 공과대학에서도 복수전공으로 선택돼 배운다고 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는 입시 수험생들의 공대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술자들에 대한 대우가 상대적으로 좋지 못하고 정년도 짧다.
최근 한 헤드헌팅 포털사이트에서 직장경력 5∼10년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직장에서 느끼는 체감정년’이 38.8세로 조사되기도 했다. 공대 계열 직장인들의 체감 정년은 더욱 짧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45세에 정년퇴임해야는 ‘사오정’도 길다하여 삼팔선(38세 정년선)이라는 말이 피부로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러나 기술자 없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생각해 보라. 상상할 수도 없다. 이런 현실에서 필자는 이런 개선책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의과대학같은 공과대학을 하나 만들자는 것이다. 우선 이 공과대학은 6년제로 하고 마지막 2년은 반드시 인턴과정을 수료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턴 과정에서는 기술자의 길과 경영자의 길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학교에서 고객이 만족하는 확실한 기술자를 길러 보내주면 어떤 기업들이 대우를 잘 해줄 것이다. 확실한 경영수업을 받아 졸업하면 벤처경영 일선에 참여해도 성공 확률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의대졸업생의 경우 종합병원에 근무할 때는 기술자가 되고, 개업의가 되면 경영자가 된다. 개인 병원은 엄연한 벤처기업이다. 다소 엉뚱한 상상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이들도 있겠지만 그만큼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하는 제안이다.
◆오 해석 (경원대학교 부총장/한국정보처리학회 회장) oh@kyungwo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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