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진으로 고군분투하는 부품·소재 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안사람들이 남편못지 않게 활발한 사회 활동으로 화제를 모우고 있다. 다름아닌 삼성전기·엑큐리스·은성코퍼레이션 등 부품·소재 업체 대표 이사의 안사람들이 ‘여성파워’를 마음 껏 보여주고 있는 것.
우리나라 대표 무용가인 임학선 성균관대 교수(53)는 삼성전기 강호문 사장의 부인이다. 강 사장이 부품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 세계 1위 기업의 반열에 오르는데 힘쓰고 있다면 임 교수는 우리나라 무용 실력을 세계에 알리는 데 발벗고 나서고 있다. 분야는 서로 틀리지만 추구하는 바는 같다.
특히 그는 공자의 고향인 중국 산둥성 곡부 공묘대성전에서 10일까지 창작무용 ‘공자’를 안무, 현지에서 선보인다. 이곳에선 ‘공자묘지’의 신성함을 위해 이제까지 어떤 공연도 일절 허가되지 않았는데 사상 처음으로 우리나라 임학선 무용단이 대성전에 올라 화제를 모우고 있다.
임 교수는 또 정신대 할머니를 소재로 한 창작춤 ‘나무비’ 작품을 선보이는 등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무대에 올려 페미니즘 경향의 춤사위꾼으로 정평이 나있다.
사단법인 ‘기업과 예술의 만남’의 장성숙 이사장(51)은 엑큐리스 김경희 사장 안사람. 장 이사장은 시끄러운 기계소리와 매캐한 냄새가 진동하는 공단 지역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클래식 음악콘서트를 수시로 개최, 공단 근로자들의 문화욕구를 해소하는 등 힘을 북돋아주고 있다.
특히 엑큐리스 부사장이기도 한 그는 인쇄회로기판 경기 부진으로 기업을 꾸리기도 벅차지만 무료 클래식 공연으로 ‘나눔’의 철학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반도체 크리너 업체인 은성코퍼레이션 이영규 사장의 부인은 같은 회사 이명희 본부장(45). 이 본부장은 회사의 내수 영업과 제품 디자인을 진두 지휘, 남편 못지않은 경영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고급 목욕용품 브랜드인 ‘세사’를 직접 디자인하고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영규 사장은 그에게 ‘창업공신’이란 말을 아끼지 않는다.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실력을 살려 디자인 파트를 맡았다. 이영규 사장은 “이 본부장은 아내라기 보다는 사업 동지”라며 “회사가 계속 성장하는데 집과 회사에서 큰 힘을 얻는다”고 말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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