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시장 놓고 일대 접전 불가피
삼성전자와 한국HP가 최근 잉크젯 프린터 사업과 관련해 적과의 동침에 들어갔다.
지난달 HP와 잉크젯 프린터 부문에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삼성전자가 7일부터 HP의 기술을 채택한 프린터를 본격 출시함에 따라 한국HP와의 일전이 불가피하게 됐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한국HP는 서로 다른 제품과 전략으로 잉크젯 프린터 시장을 공략해 왔지만 이제는 거의 비슷한 제품을 놓고 시장경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이날부터 판매에 들어간 잉크젯 프린터 3종과 복합기 3종 가운데 프린터 2개 기종과 복합기 1개 기종의 규격을 보면 모델명만 다를 뿐 출력속도나 해상도 등이 거의 유사하다. 표 참조
삼성전자와 한국HP는 각기 다른 브랜드로 제품을 판매하기 때문에 영업 일선에서 충돌할 염려는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내심 불안해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HP는 삼성전자의 AS체계에 신경을 쓰는 눈치다. 삼성의 AS체계가 전국적으로 잘 돼 있는데다 강력한 유통망·브랜드파워 등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 한국HP의 시장 점유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번에 나온 신제품들이 HP제품으로 오인될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의 이번 신제품 출시로 AS를 무기로 한 삼성전자와 품질·다양한 라인업을 무기로 한 한국HP간의 내수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와관련, 정경원 한국HP상무는“협력을 통한 시장진출은 HP의 ‘고 투 마켓(Go To Market)’ 전략의 하나로서 현재 전세계 여러나라와 OEM 관계를 맺고 있다”며 “이번 삼성과의 OEM·ODM 계약은 삼성이 HP의 혁신적인 기술로부터, HP는 삼성의 확립된 유통망에서, 또 고객은 HP의 선진기술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게 됨으로써 각각 혜택을 받는 상호이익관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HP의 잉크젯 제품 및 기술적인 접근을 삼성에게 제공했다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나, 양사가 여전히 잉크젯 프린터 시장의 경쟁자로서 고유의 브랜드와 마케팅·영업 정책으로 공정한 선의의 경쟁을 유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한국HP의 제품과는 디자인·소프트웨어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르기 때문에 시장에서 충돌할 염려는 없다”면서도 “삼성제품이 HP것으로 인식된다면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한국HP의 현재 상황을 ‘서자’와 ‘적자’와의 대결로 보고 있지만 결국 윈윈 차원에서 어떤 형태로든 조율되지 않겠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