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길록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원장이 정부의 신성장동력 엔진에 맞춘 조직개편 와중에 사퇴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배경과 후임 인사에 과학기술계의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1일 과기계에 따르면 오원장이 최근 사퇴의사를 정통부 장관에게 직접 표명했고, 이 사실이 청와대에 보고되면서 새 원장 선임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 원장의 사퇴결심은 지난 9월 정보통신부가 신성장동력에 맞춰 ETRI 조직의 대폭 개편을 추진하면서 기관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밀어부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올 때 이미 예견됐던 사안이라는 분석이다.
오 원장이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완전히 소외되면서 의욕을 잃었고 이 때부터 미국 출장에 이은 1주일간의 휴가 등 간접적 항의 표시에 이어 급기야 진대제 장관에게 정부의 과잉간섭에 대한 하소연과 불만을 표출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벌써부터 후임인사를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임주환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사무총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고 박항구 전 현대전자 부사장, 이원웅·천유식·유영수 박사 등 ETRI출신 인사들이 거명된다.
과학기술계의 한 고위인사는 “ETRI가 연구회 소속인데 왜 정통부가 조직을 뒤흔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공모로 선출된 기관장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없다면 허수아비에 불과한데 누가 출연연 기관장에 나서려 하겠느냐”며 오 원장을 이해한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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