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DMB서비스, 국내 방송법 새 장벽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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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우리나라 현행법의 문제다.’

 최근 SK텔레콤과 일본 MBCo사의 위성 공동소유 계약을 계기로 일본 정부가 해당 주파수 대역의 조정에 전격 합의함으로써, 다음달 중국 정부와의 협상에서도 합의를 도출해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위성망 궤도 국가간 조정 현안의 최대 견제국이었던 일본이 결과적으로 우리측 손을 들어줘 위성DMB를 둘러싼 주변국들의 정서가 당초 우려와 달리 우호적인 분위기로 급격히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SK텔레콤은 내년 하반기께를 목표로 국내 위성 DMB 시장 선점에 본격 돌입하는 기세며, 경쟁을 선언한 KT와 방송법 주관기관인 방송위원회도 이번 주파수 조정의 영향을 조심스럽게 관망하고 있다.

 그러나 비록 국가간 주파수 조정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위성DMB 서비스는 앞으로 결코 쉽지 않은 장벽을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방송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위성 DMB 서비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위성 DMB 불가론=SK텔레콤은 그동안 현행 방송법상의 위성방송사업자 규정으로도 위성DMB 서비스 도입은 충분히 가능하다며 사업을 준비해왔다. 위성DMB 사업을 규정할 방송법 개정작업이 미뤄지고 있는데도 위성구매 계약 등을 과감하게 단행한 것은 이같은 확신에서다.

 하지만 방송위는 위성DMB 주파수 조정현안을 성공적으로 끌어낸 데 대해 일단 긍정적인 판단을 내리면서도, 방송법 개정없인 사업자 선정조차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현행법상에서 사업자를 선정하면 기존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와 동일한 규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채널편성시 공공 및 종교채널 10여개를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반면, 채널수가 제한적인 위성DMB는 이를 따를 경우 수익기반인 지상파·엔터테인먼트 위주로 송신할 수 없게 된다. 이에따라 위성DMB는 현재 위성방송사업자와 다른 규제가 필요하지만, 여기에는 방송법 개정이 필수다. 방송위 관계자는 “현행법상에서 위성DMB 사업자를 선정할 경우 더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 해당 사업자도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면서 “산업활성화의 취지를 고려하더라도 초기 시장과 사업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방송법 개정후에 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장 영향=독자적인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SK텔레콤과 경쟁을 선언한 KT는 일본과의 주파수 조정결과에 일단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난 6월 세계회의에서 갓 주파수를 분배받은 KT로선 SK텔레콤의 욕심대로 내년경 위성DMB 서비스가 등장할 경우, 2∼3년 가량 뒤늦게 출발할 수밖에 없다. 제한적인 국내 시장수요를 고려할 때 후발사업자로 진입하는 것은 물론 SK텔레콤의 컨소시엄에 합류하기도 부담스럽다.

 KT 관계자는 “방송법 개정작업을 지켜보면서 관망해왔으나 앞으로 변화양상을 점치기 힘들어 내부 전략을 다시 수립중”이라며 “그러나 차세대이동통신과 방송통신융합 등 향후 산업발전추세를 감안할 때 위성DMB 추진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