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풍향계]신유통채널 아 옛날이여`

얼어붙은 소비심리에 매출 곤두박질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신유통업체 올해 목표대비 매출실적 전망

 그동안 고속성장세를 누려온 TV홈쇼핑·인터넷 쇼핑몰·전문몰 등 신유통업체들에게 올해는 가장 잔인한 해로 기억될 전망이다. 지난 90년대 중반 신유통채널 출범 이후에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누려왔지만 올해는 작년 수준이거나 오히려 마이너스 신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달부터는 내년도 사업 계획을 준비해야 하지만 아직까지도 주요 기업들은 사업 방향을 잡지 못하고 애만 태우고 있다. 당초 이들 업체는 올해 경기 둔화로 소비심리가 한풀 꺾이더라도 외형은 평균 30∼40%, 순익은 무려 10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TV홈쇼핑=TV홈쇼핑 계열은 ‘신유통의 황태자’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올해 신장률이 예년에 비해 곤두박칠 전망이다. 당초 목표한 거래 실적도 불투명하다. LG홈쇼핑과 CJ홈쇼핑 등 선발업체는 이미 목표치를 낮춘 상황임에도 잘 해야 작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LG홈쇼핑은 지난해 말 2조3000억원 정도를 예상한 데 이어 목표치를 2조1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했지만 이마저 달성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LG측은 “올해 외형은 작년과 비슷한 1조8000억원 수준으로 예상한다”며 “그나마 높아진 순익에 안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CJ홈쇼핑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2조원 돌파를 기대했지만 작년 1조4500억원과 비슷한 1조5000억원 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올해로 출범 2년째를 맞는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 등 후발업체는 당초 목표했던 7500억∼8000억원대를 근근이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문몰=삼성 리빙프라자·LG 하이프라자·하이마트·전자랜드도 지난해 말에 수립한 목표 매출을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이들 전자 전문몰은 올해 디지털 가전 프로모션, 매장 리노베이션, 공격적 출점 전략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섰지만 ‘내수 시장 침체’라는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다. 이들 업체는 올 초만 해도 본격적인 ‘매출 조 단위 시대’에 진입할 것이란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하이마트와 전자랜드21은 작년보다 5∼7% 정도 성장한 각각 1조8000억원, 8000억원 정도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말 각각 2조3000억원, 1조2000억원 정도를 기대했었다.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서 올해 실적을 마감할 전망이다. 리빙프라자와 하이프라자는 올해 대략 1조∼1조500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전년에 비해 30∼40% 성장한 이들 업체는 올해 1조3000억원 정도를 목표했다.

 ◇인터넷 쇼핑몰=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한 인터넷 쇼핑몰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98년 이후 매년 100% 이상 가는 초고속 성장세에는 못미치지만 당초 목표한 거래 액수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CJ몰, H몰과 같이 올해 공격 경영에 피치를 올렸던 후발업체는 작년에 버금가는 성장세를 누릴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올해 ‘수익’을 최대 경영 목표로 잡고 보수적으로 거래 목표치를 잡은 상황에 비춰 볼 때 괄목할 만한 성장률은 아니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LG이숍은 5000억원 대의 매출을 올리면서 여전히 1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이며 그 뒤를 이어 롯데닷컴과 삼성몰이 각각 4000억원, 3500억원 수준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내년도 ‘불투명’=올해 목표치에 미달하면서 내년 사업 계획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사업 계획에 착수해 늦어도 내달 중순까지는 대략적인 방향이 나와야 하지만 사업 계획은 커녕 시장 전망에서부터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정부는 4분기부터 경제가 회복된다고 자신하지만 정작 실물 체감 경기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단지 내년 역시 뚜렷한 호재가 없는 한 시장이 불투명할 것으로 보고 긴축 경영 기조를 유지하는 선에서 보수적으로 경영 목표를 잡는다는 방침만 수립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고공 비행을 지속해 온 신유통 채널도 올해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조정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