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의 순간들]권석철 하우리 사장(6)

 언젠가 나는 국내 정보보호 실태를 길에 비유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네트워크 인프라는 최상의 상태로 갖춰져 있으나 고속도로만 매끈하게 닦여있을 뿐 안전 주행을 위한 도로 표지판과 교통법규, 안전 순찰 요원 등은 전혀 배치되지 않은 위험 천만한 상황이라고.

 안전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신호 체계와 관련 법규를 재정비하고 동일한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겠다고 천명하지만 초고속 통신 도로에는 여지껏 안전 표지판 하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국적으로 바이러스 대란이나 인터넷 사고를 피해갈 수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해보게 된다.

 하우리는 정보보호 사고 발생시마다 전용 솔루션을 개발해 하우리 홈페이지나 포털 사이트 자료실을 통해 누구에게나 무료로 제공해왔다. 하지만 사용자들 입장에서는 전용백신 뿐 아니라 백신 소프트웨어 자체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무료로 사용하는 솔루션이라는 의식이 매우 강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 같다.

 전용백신은 바이러스가 유발하는 비상 사태를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일반 백신을 미처 구입하지 못한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제작된 간이 백신이나 마찬가지이다. 즉 응급처치를 위한 구급약이므로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는 정보보안 위협으로부터 평상시 나의 시스템을 지켜주는 것과는 무관하다.

 바이러스나 웜, 해킹 등과 같은 정보보호 사고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받기 위해서는 사전 예방접종 즉, 백신 소프트웨어 설치가 지금까지 알려진 최선의 방법이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일단 비상사태에서 벗어나면 모든 상황이 종료되었다고 속단한다.

 비상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하우리 전직원은 거의 24시간 체계로 가동하며 전용백신을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설치·진단·치료와 관련된 모든 기술지원 서비스를 지원한다.

 그러나 반대로 하우리 백신을 정식 구매해 사용중인 유료 고객 입장에서는 무료 사용자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전혀 제공받지 못하고, 비상사태 발생시 동일한 수위의 서비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상황에 대해 불만이 접수되는 실정이다.

 특히 국내 사용자 사이에서는 백신 소프트웨어는 무료사용이 일반적이라는 인식이 상당히 깊게 박혀있으므로, 전용백신 제공과 하우리의 무료 사용자들에 대한 전화 등의 기술지원이 당연한 업무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업무 지원을 위해 비상사태 발생시마다 전직원이 24시간 풀가동되는 형태로 고객대응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나, 정작 유료 고객들의 불만은 높아져만 가는 상황을 맞게 됐다. sckwon@hauri.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