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엔터테인 시장 장악 노린다

동영상기술 `WMP 9` 업계 표준 제안

 마이크로소프트(MS)가 부진을 보여 왔던 동영상 스트리밍 및 멀티미디어 기술의 확산을 통해 본격적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공략에 나서면서 이 분야에서도 PC시장과 같은 지배력을 얻게 될지 주목을 끌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MS는 자체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및 동영상 압축 기술 ‘윈도 미디어 플레이어(WMP) 9’을 업계 공개 표준으로 채택하기 위해 업계 표준 단체에 심사를 의뢰했다. 또 자사의 기술을 사용하기로 한 방송·동영상·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주요 업체들과도 협력 관계를 맺었다.

 MS는 지난 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방송관련 전시회 ‘IBC 2003’에서 WMP 9 기술을 업계 표준단체인 ‘영화 및 텔레비젼 기술협회(SMPTE)’에 제출했다고 발표했다. MS는 WMP 9이 현재 인터넷 스트리밍 및 위성·케이블TV, 비디오 편집, DVD 등에 널리 쓰이는 MPEG 2 표준의 후속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WMP가 표준 기술로 승인되면 차세대 셋톱박스, 비디오 편집 장치, 위성 전송 및 가전 등의 분야에 MS의 동영상 기술이 광범위하게 쓰이게 된다. MS는 이를 통해 막대한 로열티 수입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DVD 및 모바일 기기용 동영상 기술 분야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MS는 차세대 정보기술(IT) 시장의 황금어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멀티미디어·엔터테인먼트 시장을 겨냥, 지난해 WMP 9을 공개했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했다. 애플 등이 주도하는 MPEG 4 표준에 비해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고 모바일 기기 분야에선 리얼네트워크에 뒤졌다.

 리얼과 애플이 소스 공개를 통해 ‘친구 만들기’에 주력한 반면 MS는 독자 기술의 라이선스에 힘써 왔으나 이번에 WMP 9의 표준 기구 제출을 계기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MS는 “동영상 관련 산업은 표준이 주도한다”며 “표준 기구에 우리 기술을 제출하는 것은 성장의 길”이라고 밝혔다.

 한편 MS는 삼성이 셋톱박스에 WMP 9을 채택하기로 했으며 유럽의 모나코텔레콤, T온라인 등의 이동통신 업체들도 자사 기술을 사용한 주문형비디오 서비스를 전개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영국의 방송업체들은 WMP를 기반으로 디지털오디오방송(DAB)을 시험 서비스하기로 했다.

<한세희 기자 hah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