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스플레이 산업 육성 과제

 정부가 TFT LCD·PDP·유기EL 등 차세대 평판디스플레이 산업을 집중 육성키로 한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정보의 저장 및 표시 방식이 바뀌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신소재·디지털TV·컴퓨터·휴대폰 등 전후방 산업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한국경제호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핵심 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가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에 나선 정부 정책을 지지하고, 환영하는 이유는 올해 616억달러에서 2007년 906억달러, 2012년 1400억달러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지 못하면 한국경제의 밝은 미래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런 측면에서 오는 2012년까지 올해 3조8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부가가치 생산액을 24조2000억원으로, 107억달러인 수출을 370억달러로, 7만명인 고용창출을 18만명으로 늘려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강국으로 부상하겠다는 정부 구상에 거는 기대가 크다.

 주요 골자는 기술개발·인력양성·인프라조성·국제협력·제도개선 등을 통해 성장기반을 강화하는 한편 부품 소재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의 신뢰성 테스트 및 애로기술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 인력 양성센터 및 디스플레이산업 지원센터 설립이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07년까지 포토마스크, 형광체 전극재료, TCP어셈블리 등 PDP용 재료와 드라이버IC, 발광재료, 봉지재료, 증착소스, 섀도마스크 등 유기EL재료 등 평판디스플레이 관련 장비·부품·소재 국산화율도 8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한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산업군을 LCD·PDP·유기EL·LED·3D로 세분화하고, 현재 8%인 LCD수입관세율을 반도체 장비 수입관세와 같은 0%로 낮추겠다는 것도 주목되는 대목이다.

 잘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TFT LCD 분야가 세계 1위, 유기EL분야가 세계 2위인데다 디지털 TV·컴퓨터·휴대전화 등 세계수준의 전방산업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 어느 나라보다 유리한 입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가 디스플레이 산업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고 우리나라가 무난하게 세계 1위의 디스플레이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제조분야에선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지만 평판 디스플레이 관련 원천기술의 대다수를 선발 기업에 의존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핵심부품·소재·장비 경쟁력에서 뒤지기 때문이다. 대만과 중국이 풍부한 자금력과 국외에서 유입되는 우수한 인력을 바탕으로 우리를 압박하고, 기술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는 것도 안심할 수 없는 대목이다.

 디스플레이 세계 1위를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가 유기 EL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LTPS·롤투롤박막설비 등의 대면적 증착장비와 유기재료·봉지재료·플라스틱 기판 등 소재 및 재료, 드라이버IC 등 부품 개발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고, 소재·디바이스·색채공학 등 기초연구 부문에 대한 투자를 크게 늘려야 한다.

 문제는 자금이다. 기초연구가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이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자금력이 뒤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족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우리의 디스플레이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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