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AV전시회 `IFA2003` 개막

 삼성전자, LG전자,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디지털 기술과 홈네트워크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 AV시장을 점령할 태세다.

 세계 최대의 AV전시회인 ‘IFA2003’에서 국내 가전업체들은 세계 최대 사이즈의 PDP TV, LCD TV를 대거 선보이고 한차원 업그레이된 홈네트워크 신기술을 선보여 IFA 전시회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IFA 전시회에서는 필립스를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AV 가전 강자였던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이 이렇다할 신제품을 못보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국내 업체들의 초강세가 예상된다고 현지 전문가들도 예상했다.

 20홀 전체를 통째로 빌린 삼성전자는 70인치 PDP TV, 세계 최대 크기인 54인치 LCD TV 등과 프로젝션 TV 등 디지털 TV를 전시장 전면에 내세우고 딜러와 관람객들에게 AV 분야의 삼성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지성 부사장은 “아날로그 TV는 이미 세계 1위 업체로 발돋음한데 이어 LCD TV의 경우 일본을 제외하고 모든 지역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며 “디지털 TV를 애니콜에 이은 삼성전자의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대표 제품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시장에서 삼성전자의 프로젝션 TV가 소니보다 고가에 판매되고 있다”며 “특히 당분간 LCD, PDP 등의 핵심 부품 수급이 원할치 않은 만큼 핵심 부품 수급에 유리한 삼성전자가 가장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홈 네트워크 제품부문에서는 모든 전자 제품을 하나의 리모콘에서 소프트웨어적인 방식으로 모두 작동할 수 있는 AV 컨트롤시스템 ‘애니넷’과 가정 내 모든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음악, 사진, 동영상 등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한 ‘무선 홈미디어센터’를 새로 선보여 홈네트워크 가전에서도 선두업체로 치고 나갔다.

 330여평의 부스를 마련한 LG전자는 세계 최대 사이즈인 71인치 PDP TV와, 52인치 LCD TV 등을 전시하고 디지털 TV 분야의 준비된 강자임을 강조했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는 디지털 TV 수신 기능은 물론이고 인터넷 접속, 인터넷 주문형 비디오(VOD), 타 전자 제품을 전력선 통신 방식으로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컨버전스콘솔(DCC)을 처음 선보여 해외 관람객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LG전자는 DCC를 오는 10월부터 KT의 디지털 홈 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이며 내년에는 무선 AV 기능까지 추가하는 등 홈네트워크 사업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다른 주요 가전업체와 비슷한 300여평의 전시공간을 마련, 이제는 본격 부활했음을 보여줬다. 특히 60인치 PDP TV, 40인치 LCD TV 등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디지털 TV 신제품을 중점 전시해 관람객과 딜러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또 세계에서 최초로 하나의 홈 서버에서 2대의 HD급 영상, 혹은 8대의 SD급 영상을 끊김없이 전송할 수 있는 홈네트워크 플랫폼을 선보였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이를 내년 초에 선보일 예정이다. 30일 전시장을 찾은 주독 권영진 대사는 “올해 IFA는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더욱 두드러진 행사”라며 “2, 3년 내에 국내업체들이 세계 AV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기조연설-가전 새 르네상스 시대 도래한다

 “가전분야는 더 이상 사양산업이 아닙니다. 디지털 기술과 컨버전스로 재무장해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갈 것입니다.”

 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 총괄 최지성 부사장이 30일(독일 현지 시간) 세계 최대 규모의 AV·멀티미디어 전시회인 IFA에서 ‘디지털 가전의 신 르네상스 시대 도래’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최지성 부사장은 IFA전시회에서 아시아인으로는 최초의 기조연설자로 참석, 필립스의 제라드 클라이스터리 시장, 독일 T 모바일의 르네 오베르만 사장 등 기조 연설자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지성 부사장은 “90년대 후반들어 아날로그 가전 제품들을 정체기를 맞고 있지만 2000년대 디지털 가전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등장, 지난 2002년부터 오는 2006년 사이에 DVD플레이어는 21%, 디지털캠코더는 31%, 디지털오디오는 68%, 디지털TV는 67%의 성장율이 예상된다”며 “가전 분야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를 이끌어가기 위해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환경과 광대역 네트워크 환경, 컨버전스화라는 3가지 신 트렌드에 맞춰 디지털 TV, 모바일 가전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같은 신제품으로 새로운 생활방식을 선도하게 될 A/V컨트롤시스템 "애니넷"과 가정 내 모든 기기를 무선으로 연결해 음악, 사진, 동영상 등을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속할 수 있도록 한 "무선 홈미디어센터"를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최 부사장은 “디지털 르네상스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제조업체간의 표준화가 절실하며 정부에서도 디지털 가전제품에 맞춰 새로운 규제법이 마련돼야 한다”며 “리테일러도 소비자들에게 디지털 가전제품이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이날 기조연설은 400여명의 업계 전문가와 기자들이 참석했으며 최지성 부사장은 다양한 프리젠테이션과 실례를 드는 강연기법으로 시종 시선을 모았다.

<유형준 hjyoo@etnews.co.kr>

◆기조연설-가전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제라르드 클라이스터리 필립스 회장은 지난 29일 IFA2003에서 ‘가전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주제의 기조 연설을 통해 가전산업의 변화를 강조했다.

 클라이스터리 회장은 “지난 반 세기 이상 꾸준히 성장해왔던 가전산업은 많은 새로운 조건들이 등장함에 따라 필립스는 물론 여타 경쟁사들에게 있어 기존 산업모델 개념은 이제 더 이상 적당하지 않게 됐다”고 지적하고 “글로벌하면서도 디자인·제조·마케팅을 해당 지역이나 국가의 상황에 맞출 수 있는 유연한 조직이 요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라이스터리 회장은 또 “속도의 지속적인 혁신, 유연한 조직, 성장 가능한 가전산업의 경계를 재정립할 새로운 카테고리로 대표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시대적 요구에 대해 필립스가 지난 2년 전부터 추진해온 성과들을 소개했다. 필립스는 2년 전에 이미 향후 나아갈 방향으로 최초로 가정에서 무선 연결에 의해 구현되는 신세계를 제시했으며, ‘박스의 시대(The Age of the Box)’라고 명명한 일련의 가정 기기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필립스는 최근 아인트호벤에 있는 필립스 홈랩(HomeLab)에서 수행해 온 연구를 바탕으로, ‘경계없는 기술’과 관련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클라이스터리 회장은 소개했다.

 그는 특히, 각 기기들에 대해 더욱 지능적이고, 양방향성을 띠며, 더욱 직관적인 앰비언트 인텔리전스(Ambient Intelligence)라는 개념을 강조했다.

 클라이스터리가 이번 기조 연설을 통해 강조한 것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밸류 체인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보상할 수 있는 새로운 수익 공유모델 개발 △다른 사업자들과의 관계 재정립 △공개적이고 호환이 가능한 표준 제정 △브로드밴드 엔터테인먼트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확장하기 위해 PC의 한계 극복 등의 작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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