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광부품업계의 회복시기가 계속해서 늦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초 예상한 지난해말에 광관련 부품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자 올해 하반기로 회복시기를 연장했다. 하지만 이조차 불투명해짐에 따라 다시 내년으로 그 시기를 늦췄다. 이와 관련, 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지난달에 국내 광산업이 올해 바닥을 기록한 뒤 내년부터는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업계의 관계자들은 “내년에 광부품업계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기대에 가깝다”며 “적어도 3∼4년은 지나야 광산업이 호황세를 누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광산업협회는 세계 광산업이 2008년부터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 보고서를 제출한 적이 있으며 이에 따라 국내 관련업계는 이마저도 2010년대로 늦춰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는 당초 국내 광 관련업계가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걸었던 중국 시장에서 하우웨이 등 중국 토종업체들이 시장을 50% 이상 잠식하고 있어 국내 시스템 업체들이 진출이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광시스템 업체들도 중국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부품업체들도 매출이 감소하는 악의 고리가 형성됐다.
국내도 사정은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다. 두루넷·하나로통신 등 통신서비스 제공업자들은 통신사업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지 않자 시스템 발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의 광산업 지원정책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광산업 육성이라는 국가계획 아래 연구자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이로 인해 구조조정이 절실한 국내 광산업업계가 연구자금으로 생명을 연명해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지나치게 영세한 광 관련 부품업체들이 정부로부터 연구자금을 지원받아 연구보다는 기업존속에 치중, 구조조정이 절실하지만 계속 지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연구자금 지원으로 기술 경쟁력이 부족한 광부품업체들의 생명을 연장시켜 주기보다는 광 관련 시스템과 부품의 수요가 발생하는 홈멀티미디어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기술력 있는 업체들이 실적을 올리고 이를 연구개발에 다시 투자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는 편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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