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BW 상환 놓고 `벼랑 끝 줄타기` 등
하나로통신과 자회사 드림라인이 끝을 가늠할 수 없는 위험한 줄타기에 들어갔다.
하나로통신은 내달 2일까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상황에 빠지게 되고 드림라인은 앞으로 4거래일 동안 액면가 30%인 1500원선을 넘어서지 못하면 코스닥 퇴출이라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27일 증시에서 양사의 주가는 다행히 며칠 뒤 운명이 어떻게 갈릴지에 대해 다소 희망을 던져주는 수준에서 마감했다. 하나로통신은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BW 문제해결 가능성이 높다는 투자자들의 대중적 심리를 반영했다. 드림라인도 전날 상한가에 이어 11%에 가까운 급등세를 타며 1500원선 고지를 향해 숨가쁜 행보를 펼쳤다.
◇하나로통신, 파국은 면할듯=외국인들은 하나로통신에 대해 여전히 매수우위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주요 대주주들의 기업어음(CP) 인수 불가방침이 불거졌던 주초에도 외국인투자자들은 꾸준히 창구를 바꿔가며 하나로통신 주식을 사들였다. 최근 2주 동안 외국인들은 단 하루 소폭 순매도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순매수 우위로 일관, 700만주 이상을 순매수하는 집중력을 보였다. 동원증권 양종인 연구원은 외국인의 현재 심리에 두가지 잣대가 적용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그는 “첫째 고위험-고수익(High Risk-High Return)의 심리가 개입돼 있을 수 있고 둘째는 정부가 하나로통신이 쓰러지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 같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며 “후자의 이유가 더 타당성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통신업계와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주 안에 하나로통신의 BW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와 채권단 또는 채권단과 LG-삼성-SK텔레콤 등 주요주주들간에 26일 ‘CP 불발’과 같은 극단적인 사태를 막으려는 숨가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드림라인 외자유치는 고비하나 넘는 것일 뿐=드림라인은 외자유치를 통해 회사 숨통을 틔우는 것도 시급한 문제지만 코스닥시장에 살아 남기 위해서는 당장 1500원선 회복이 ‘발등의 불’이다. 일단은 회사측도 외자유치 성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투자자의 반응도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외자유치 결론이 어떤 방향으로 기울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라 투기성 인식이 개입될 수 있는 위험성도 상존해 있다.
한 애널리스트는 “외자유치가 이뤄지더라도 산적한 문제의 한 고비를 넘는 것에 불과하다”며 “당장 코스닥 퇴출문제도 60일내 20일 액면가 30% 미달 기준이 남아있기 때문에 퇴출 위기는 다음주 이후에도 계속 남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외자유치에 따른 긍정효과는 있겠지만 그것만 믿고 뒤늦게 투자에 뛰어들었다가는 코스닥 퇴출이라는 복병을 재차 만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