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방송위의 칼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가 케이블TV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막중하다. 하지만 SO들이 위상에 적합한 경영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이에따라 최근 방송위원회는 내달 18일 허가기간이 만료되는 SO에 대한 재허가 추천 심사 과정에서 시장 질서를 바로잡겠다고 나섰다.

 사실 그동안 방송위가 일부 SO의 파행적인 영업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실시한 행정 조치는 솜방망이에 불과, SO 누구도 방송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다수 사업자들의 불법 행위를 일일이 감시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는데다 설령 적발했다 하더라도 소액의 과태료 부과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국적으로 난립한 소규모 중계유선에 대해서는 정확한 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RO의 SO전환에 대해 방송위를 상대로 사업자가 낸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는 등 체면이 이만저만 깎인 것이 아니다. 따라서 방송위가 이번에 발표한 정책 방향은 케이블TV 산업 발전을 도모하는 것은 물론 방송위의 위상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방송위는 우선 이번 재허가 추천 심사 기간 중 미심쩍은 내용이 발견된 2개 사업자에 대해 재청문을 실시했다. 단순히 이들 사업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사 과정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사업자에 대해서는 감시를 늦추지 않겠다는 단호함도 내비쳤다.

 무엇보다 유선방송 업계가 제 2의 도약을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전국 사업자 현황을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사업자 통합 작업을 적극 유도하겠다는 대목이 눈에 띈다. 일회성 규제보다는 장기적으로 모든 사업자가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방송위원회가 최근 제시한 이러한 SO시장 환경 개선책에 거는 방송계 안팎의 기대가 남다르다. 기대가 큰 만큼 이러한 정책이 일시적인 구호로 그치지 않고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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