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부품 스크린 수급난
세계 프로젝션 TV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핵심부품인 스크린 수급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액정(LCD)·디지털라이트프로세서(DLP)방식 프로젝터용 스크린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음극선(CRT)방식용 스크린은 증설이 안돼 고질적인 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스크린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프로젝션TV 생산업체들은 생산차질까지 야기되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프로젝션TV용 스크린 수급난은 하반기 들어서도 개선되지 않아 업체들의 스크린 조달량은 현재 원하는 물량의 80%선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부터 원하는 스크린 물량의 80%선만 공급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DLP 프로젝션용 스크린에 대한 공급물량이 많이 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상반기 프로젝션TV 판매대수가 북미지역 판매호조에 따라 전년대비 80% 가까이 늘어났다. 이 회사는 올해 총 70만∼80만대의 프로젝션TV를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스크린 수급난으로 목표달성에 일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프로젝션용 스크린 수급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LG전자는 최근 유럽, 국내 지역에 프로젝션TV 출하량을 50∼70% 가까이 늘렸으나 스크린 부족으로 중국, 북미지역 제품 론칭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도 올해 전년동기 대비 50∼60% 가까이 늘어난 프로젝션TV를 국내외에 출하할 예정이었으나 스크린 자재를 확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전자측은 “수시로 일본 스크린업체들을 방문하고 있으나 전세계적으로 수급불안이 발생, 공급물량을 확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기업들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스크린 공급부족 현상이 구조적인 현상이어서 연내에는 수급 불안이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DLP 및 LCD방식용 스크린은 생산라인 증설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수요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도 “CRT용 스크린의 경우 일본기업들이 적자사업이라는 이유로 증설을 검토하지 않고 있어 상당기간 수급이 불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시장조사기관들은 지난해 말 올해 프로젝션TV시장 수요가 전년대비 27% 늘어난 39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나 북미, 중국지역 등에서 수요가 폭발하면서 실제로는 40% 가까이 늘어난 43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스크린은 프로젝터의 영상 빔이 맺혀 소비자들에게 영상을 보여주는 곳으로 정밀 인쇄기술이 요구돼 토판 등 소수 일본기업들만이 생산하고 있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