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와 전남북지역 전자제품 상권은 전문상가와 양판점·대리점간 경합양상을 띠고 있다.
전문상가는 가격과 물량이라는 장점을 무기로 나름대로 꾸준히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는 반면 양판점과 대리점 또한 신흥 주거지역을 파고들며 고객에게 가깝게 다가서고 있다.
또한 전자유통업체의 ‘도심탈출 현상’이 심화되고 매장규모는 점점 대형화되는 것도 특징이다. 이와 함께 제품 구매패턴을 보면 가전제품은 전문상가와 양판점, PC는 대리점이 확실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서부지사 김중호 마케팅 그룹장(43)은 “광주와 전남북지역에 전문상가와 백화점을 비롯, 양판점과 크고 작은 전자제품 관련 대리점이 모두 200여개에 달한다”며 “이들 매장이 엇비슷하게 경쟁을 벌이면서 서로 공존하고 있는 게 이 지역 전자유통의 독특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전문상가 ‘금호월드’ 상종가=우선 전문상가로는 호남지역 최대의 전자·컴퓨터 전문점인 금호월드(http://www.ikumhoworld.co.kr)가 단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98년 10월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문을 연 금호월드는 540여대의 차량을 동시 주차(지하2∼지하5층)할 수 있는 공간을 갖추고 있다. 지하 1층에는 전문식당가와 약국·커피숍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고 1∼3층은 전기·전자·음향·통신기기 전문매장, 4·5층은 컴퓨터 및 주변기기·사무기기 전문매장이다. 6층은 혼수와 생활용품 전문매장, 7층은 가구 전문매장으로 구성돼 있다. 1∼3층 가전매장의 업체수는 100여개, 4·5층 컴퓨터매장에는 120여 업체가 들어서 있고 대부분 도소매를 겸하고 있다.
광주 금호월드는 가장 큰 특징으로 가전과 컴퓨터·귀금속·침구 등을 한 공간에서 구입할 수 있는 이른바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오픈공간으로 매장이 배치돼 있어 고객 입장에서는 여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고 있다.
평일 평균 입점고객은 2000여명, 휴일에는 3000여명선이며 인근에 버스종합터미널이 위치한데다 나주·함평·영광·장성 등 광주 인근의 전남지역의 고객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호월드 장근수 단장은 “올해 5주년을 맞아 대대적으로 대중매체에 전자상가를 알리는 광고를 게재하고 사은품 증정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입주업체에 대한 친절교육과 고객만족서비스를 확대해 명실상부한 지역 최고의 전문상가로 확고한 위치를 굳혀가겠다”고 말했다.
◇금남 전자랜드=광주시 동구 금남로 5가에 위치한 금남전자랜드는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전자 전문상가다. 그러나 급족한 외곽도시의 팽창과 도심 공동화 현상에 따라 몇몇 가전과 컴퓨터 매장만이 구색을 갖추고 있다. 비록 지하 3층, 지상 8층 규모이나 1층 가전매장(24개), 2·3층 컴퓨터 매장(15개 점포), 4층 차량용 내비게이션 관련 9개 업체가 입점해 있으며 나머지 건물에는 일반 사무실이 입주해 있다.
하지만 금남 전자랜드측은 최근 주차공간과 편의시설을 확대하고 오랜 도매 단골고객을 중심으로 다른 전자상가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전북지역 테크노타운 고객발길 이어져=전주시 덕진구 금암1동에 자리잡은 테크노타운이 대표적인 전문매장이다. 지난 99년 1월 문을 연 이곳에는 1·2층에 모두 22개 점포가 입주해 있다. 대부분 메모리·하드디스크·드라이브등의 컴퓨터 제품을 팔거나 조립해주는 매장이다. 비록 타 지역에 비해 영세한 편이지만 주변의 전북대와 상가, 사무실 밀집지역이라는 이점으로 여전히 고객들이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곳 입주업체들은 현 건물의 임대계약이 완료되는 대로 별도의 대규모 전자테마타운을 조성키로 하고 조합을 구성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광주지역 양판대리점 고른 분포=광주지역의 양판점과 대리점은 대부분 시내 전역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주로 대형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경쟁사들이 2∼3개의 점포를 출점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 양판점은 하이마트의 경우 광주 9곳, 전북 11곳, 전남 7곳 등 27개의 점포가 영업중이고 전자랜드21은 전남 3곳, 전북 4곳이 들어서 있다. 또 리빙프라자는 광주 11곳, 전북 16곳, 전남 11곳에 달한다.
대리점은 삼성전자 디지털프라자가 광주 33곳, 전북 41곳, 전남 43곳 등 모두 117곳에 진출해 있고 LG하이프라자는 광주 9곳, 전남 5곳, 전북 11곳 등 25개점이 진출해 있다.
특히 광주는 롯데·신세계·현대 등 이른바 ‘백화점 빅3’가 모두 진출해 있는데다 이마트·마그넷 등 13개 중·소형 할인점도 가전제품을 취급해 이들 전통상가와 전자 전문상가·양판점·대리점간의 경쟁은 불꽃을 튀기고 있다.
광주지역 대규모 할인점과 양판점 밀집지구는 서구 상무지구와 풍암지구, 광산구 첨단지구가 꼽힌다.
◇목포하당 신전자상권 각광=전남지역은 전남도청 신도심 예정지 인근인 목포 하당이 새로운 전자상권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전주에서는 신흥 주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아중지구와 서신지구가 전자유통의 중심지다. 이들 지역의 점포는 80∼400평 이상의 대형 매장과 넓은 주차장을 갖춘 중소형 전문상가로 탈바꿈하고 있다.
한편 각 유통업체들의 영업전략은 불특정 다수보다는 단골고객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 상가는 도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으며 전자양판점과 할인점은 특별 가격 할인이벤트와 사은행사를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
사진 : 호남지역 전자유통의 특징은 뚜렷한 선두주자 없이 전문상가와 양판점, 대리점 등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호남지역의 대표적인 전자전문상가인 금호월드 전경과 내부 점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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