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나스닥이 장중 1800선까지 돌파했다가 결국 약보합으로 기울긴 했지만 주간 단위 오름세는 기록적인 것이었다. 나스닥지수는 주간단위로 3.7%나 급등, 같이 오른 다우, S&P500지수의 주간단위 상승률을 압도했다. 지난주 뉴욕 증시가 ‘기술주들의 행복한 반란’에 이끌린 셈이다.
지난주 후반 월가의 진격 나팔수는 단연 ‘인텔’이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이자 정보기술(IT)산업 회복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인텔이 52주 신고가를 경신한데 이어 매출전망치까지 상향조정해 발표한 것은 시장 전체분위기를 들뜨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나스닥 1800선 돌파, 다우 9500선 상회가 결국 장중의 기록으로만 남기는 했지만 이것이 갖는 의미는 충분하다는 것이 월가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심정적으로만 믿어온 하반기 IT경기 회복이 인텔의 발표로 더욱 구체화됐을 뿐 아니라 장막판 상승세가 꺾인 것은 상승탄력의 재확인 과정이지, 신뢰가 무너진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하지만 인텔과 같은 대형 호재가 투자자의 혼란스런 심리에 휘말려 제대로된 약효를 발휘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평가가 분분했다. 일단 뉴욕의 지배적 시각은 하반기 경기회복을 위한 신호는 계속 시장에 던져질 것이며, 시장이 이를 얼마나 진실되게 수용하고 투자자들을 움직이느냐에 따라 지수는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를 만큼 오른 것 아니냐’는 인식을 넘어서는 것도 뉴욕에 던져진 중요한 숙제다. 나스닥지수가 최근 6개월 동안 무려 35%나 급등한 상태에서 아무리 좋은 재료가 나오더라도 투자자는 ‘단기상투 인식’을 쉽게 벗어던질 수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주요 기업들의 3분기 실적 예상치 발표가 빨리 터져주기를 기대하는 눈치가 뚜렷하다. 목표상향 설정은 이미 현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단 1%라도 실제 달라진 수치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욕구다.
이번주 미국시장과 연계된 한국시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반도체주의 향배가 될 전망이다. 인텔의 매출전망치 상향이 한국 삼성전자와 여타 반도체 주가에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 크게 주목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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