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KTFT, 휴대폰시장 `샛별`로

모기업 등에 업고 판매 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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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들어 극심한 경기부진 속에서도 SK텔레텍과 KTFT가 국내 휴대폰 시장의 전면에 부상하면서 ‘서비스와 제조의 결합‘에 대한 논란이 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SK텔레텍과 KTFT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가 지난 1997년과 2001년 이동통신서비스의 단말기를 제조하는 회사로 설립한 휴대폰 전문업체로 올해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높은 각각 1조원과 3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회사가 단숨에 휴대폰시장의 기린아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의 자회사란 점이 크게 작용했다.

 SK텔레텍은 매년 120만대의 휴대폰 내수를 할 수 없도록 규제를 받고 있지만 이를 뒤집어보면 이 수량만큼 안정적인 공급량을 보장받아 매출액 기준으로 올해 팬택에 이어 4위의 휴대폰업체로 올라섰다.

 또한 설립한 지 이제 겨우 3년째를 맞이한 신생회사에 불과한 KTFT도 KTF를 등에 없고 불경기 속에서도 매출이 2배로 껑충 뛰면서 단숨에 중견기업 대열에 진입했다. 이동통신서비스사업자의 지원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두 회사의 부상은 휴대폰시장 전체에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여러가지 방향을 던져주고 있다.

 ◇모기업 지원 ‘든든’=우선 업계에서는 모 회사가 국내 1, 2위 이동통신서비스 회사라는 점을 들고 있다. SK텔레텍은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연간 120만대 가량을 모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1800만명에 이르는 SK텔레콤 고객이 잠재고객층으로 버티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텍 마케팅전략본부장인 윤민승 상무는 “아직은 SK텔레콤과 신세기통신의 합병인가 조건으로 120만대 내수규정에 묶여 있지만 오는 2005년께 이 족쇄가 풀리면 내수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KTFT 역시 지난해 30만대 가량의 물량을 KTF 고객을 대상으로 공급한 데 이어 올해는 50만대 가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기본 물량이 보장된다는 얘기다.

 ◇마케팅보다는 R&D에 집중=안정적인 기반을 구축, 상대적으로 일반 휴대폰업체에 비해 마케팅에 신경을 덜 써도 된다는 점이다. 더구나 모기업으로부터 안정적인 물량공급이라는 눈에 보이는 지원 못지 않게 눈에 보이지 않는 지원도 많다.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모기업과 공동으로 제품전략을 수립, 연구개발(R&D)에 치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회사는 마케팅비용을 줄이면서 이를 연구개발비로 사용, 탄탄한 연구개발(R&D) 능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따라서 두 회사는 자체 개발한 고가폰 위주의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텔레텍은 전체 520여명의 인력 중 220여명이 R&D 인력이고 KTFT는 200명 중 130명의 인력이 R&D에 전념하고 있다.

 KTFT의 사업본부장인 조지호 상무는 “휴대폰 전량을 자체개발에 의존하고 있을 정도로 R&D 역량이 커졌다”며 “카메라폰·캠코더폰·스마트폰의 경우도 곧 새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이보다는 오히려 마케팅의 부족이 아쉬울 뿐”이라고 말했다.

 ◇수출 다변화 ‘호조’=안정된 내수를 바탕으로 해외수출에 전념할 수 있다. SK텔레텍은 이스라엘·중국·대만 등서 호조를 보이고 있으며 조만간 북미·중남미·유럽 등지로의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올해 300만대 가량을 이들 지역에 수출할 전망이며 이스라엘에서는 현재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 있는 상태다. KTFT는 중국과 동남아에 치중하고 있다. 조만간 중국과는 새로운 공급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점차 북미·중남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과제와 전망=무엇보다 이들 회사가 서비스업체와의 수직적인 결합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국내 휴대폰 업계, 특히 중견휴대폰업계에 미치는 여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두회사는 나름대로 노키아나 삼성전자처럼 토털솔루션을 제공하는 종합업체를 지향하지 않으면서 전문 R&D업체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비전을 세워놓고 있다. SK텔레콤측은 “R&D인력을 대대적으로 확충, 자회사인 SK텔레텍을 세계적인 휴대폰 전문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천명한 바 있다. 얼마전 세원텔레콤 인수를 검토하기도 했던 KTFT와 모회사인 KTF 역시 야심적인 중장기 비전을 수립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한 중견 휴대폰업체 관계자는 “두 회사가 모기업의 지원없이 단숨에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독자적인 마케팅능력을 확보, 홀로서기를 할 수 있을 것이냐가 과제”라고 지적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