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대만·한국 등 아시아 주식을 집중 매수했던 외국인들의 움직임이 요즘 심상치 않은 모양이다. 한국 시장의 경우 지난달 1일부터 15일까지 일평균 2173억원에 달했던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지난달 중순 이후 지난 8일까지 일평균 283억원으로 떨어졌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수 덕분에 4월 저점 대비 35% 상승했던 태국 증시는 지난달 17일 이후 외국인들의 매도 공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외국인 투자에 대한 규제 완화로 ‘바이 타이완’을 기대했던 대만 역시 최근 4거래일 동안 3억달러에 육박하는 외국인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만의 외국인 매도세는 작년에 외국인들이 우리 주식을 줄기차게 매도했을 때도 대만 주식을 꾸준하게 사들였다는 점에서 다소 의외다.
아시아 지역 주식에 투자하는 외국계 펀드들의 자금 유·출입 현황도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 펀드(아시아 EX-재팬)에 대한 자금 유입이 11주째 계속되고 있으나 유입 규모는 현저하게 줄었으며 글로벌 이머징 마켓펀드(GEM)에선 자금이 유출되고 있다. 이같은 유입 규모 축소 또는 유출 현상은 그동안 외국인들의 동력에 의존해 왔던 국내 증시의 수급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증권가 일각에선 이를 놓고 외국인들의 ‘바이 아시아’가 끝난 것 아니냐는 성급한 예측까지 내놓고 있다. 물론 아직 외국인들의 매수세 약화를 추세적인 현상으로 보기는 힘들다. 그렇지만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거기다 고객예탁금의 감소와 주식형 펀드의 자금 유출까지 겹쳐 국내 증시는 이래 저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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