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인터넷株 `안갯속`

주가·실적비해 성장성 확인안돼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무선인터넷 관련 기업들의 상반기 실적

최고의 성장 테마군으로 꼽히는 ‘무선인터넷주’들이 높은 주가에 비해 실적, 성장성 확인은 미흡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관련기업들이 속속 2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무선인터넷 시장 확대라는 최대 무기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높은 주가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코스닥의 대표적인 개인 선호주로 망개방 등 뉴스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개인들의 단타 매매는 극성을 부리고 있지만 기업가치 면에서는 큰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무선인터넷 대표주인 유엔젤의 2분기 실적발표 후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투자의견을 하향했다. 실적은 그나마 유지됐지만 성장성이 확인되지 않았고 이에 비해 주가는 ‘고공비행중’이라는 게 주된 이유다. 이시훈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유엔젤의 2분기 실적에서는 예상보다 무선인터넷 서비스 매출 증가가 미흡했지만 이에 비해 현 주가는 매우 고평가돼 있다”며 “신규 상장 효과로 올라있는 주가와 9월 이후 출회가능한 기관물량까지 감안, 비중축소의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유엔젤 이외에 현재까지 필링크, 소프트텔레웨어, 야호커뮤니케이션 등이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고성장세를 확인시켜주지는 못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표 참조

 홍종길 동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코스닥의 평균 주가수익률(PER)이 13배인 데 비해 무선인터넷 업체들의 평균 PER는 30배 수준”이라며 “무선인터넷이라는 고성장 기대를 감안하더라도 주가는 지나치게 오버슈팅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관들의 경우 지난해말 연초 성장성을 겨냥해 매수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이마저 거의 끊긴 상태”라고 덧붙였다.

 기대에 비해 관련업체들의 실적이나 성장성이 미흡한 이유로는 과도한 경쟁체제, 통신서비스사에 종속된 사업구조 등이 꼽힌다. 인터넷업체들이 자체의 가입자 기반을 갖고 사업을 영위하는 반면 무선인터넷 기업들은 대부분 이통사의 수주를 받거나 이통사 기반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관심을 모으고 있는 무선망 개방의 수혜 역시 이들보다는 NHN이나 다음 등 포털에 우선권이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현재 주요 증권사들이 무선인터넷과 관련해 ‘매수’ 이상의 투자의견을 내놓은 기업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무선인터넷 관련업체에 대해서는 중립이나 중립 이하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수익추정 대상에서 아예 배제된 회사도 적지 않다.

 성종화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진출 및 이통사의 수주발표 등 개별 기업별로 성장성 확대를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며 “어느 업체가 꾸준히 수익을 내고 성장세를 유지할 것인지 판단하는 데 아직은 불확실성이 많다”고 밝혔다.

 한편 거원시스템과 시스윌 등 무선인터넷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의 증시 진입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은 시장등록 당시 각각 MP3플레이어와 CTI를 주사업으로 신고했지만 무선인터넷 부문에서 성장엔진을 찾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