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인적구조 피라미드→종 형태로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제조업 신규 채용률 추이

 생산현장의 고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대규모 사업장을 거느린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일수록, 벤처창업과 이직이 쉽지 않은 전통 제조업일수록 고령화 추세는 뚜렷하다. 심지어는 대리급 이하 사원보다 과장급 이상 간부의 비율이 더 높은 회사도 있다.

 ◇일본보다 노령화속도 빠르다=피라미드 모양이던 조직구조가 가운데가 불룩한 종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이후 지속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생산현장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문제다. 3년 6개월 만에 평균연령이 4.4세나 늘어난 것은 삼성전기만의 사례는 아니다.

 구미에 대규모 사업장(현지 직원 723명)을 보유한 도레이새한은 2003년 현재 평균연령은 35.7세, 평균 근속연수는 12.4년이다. 이 회사는 매년 약간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하고 있으나 3년째 퇴직사원이 거의 없어 평균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윤종언 상무는 “일본의 동종업체인 무라타제작소, 교세라의 경우와 비교해봐야겠지만 만약 한국 경제성장의 동력인 전자산업도 일본보다 노령화 속도가 빠르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걸림돌 한둘 아니다=고령화는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중국과의 전면전에 돌입한 국내 제조업로서는 더욱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생산성이 늘어나는지도 의문이다. 도레이새한의 이영구 인사부장은 “제조업 현장에서는 5년 이상 숙련되면 생산성에서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조직내의 기술단절도 문제다. 고참은 자꾸 늘어나는데 신참이 안 들어오면 경험이나 노하우의 전수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생산현장이 활력을 잃으면 경제는 더 어려워진다. 각 기업은 치열해지는 가격경쟁으로 인해 생산성 혁신에 사활을 걸고 있으나 조직구조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총체적 접근 이루어져야=노동시장 유연화가 절실하다. 그러나 정부와 노사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뿐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일하기를 꺼려하는 젊은층에 대한 유인책도 시급하다. 이 문제는 결코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총체적 문제다. 한국노동연구원 전병유 전문위원은 “젊은 인력을 흡수해 노령화된 인력의 지식과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전승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차선책이기는 기업차원에서는 고비용구조에 걸맞은 고부가화가 과제다. 전 위원은 “경험과 숙련을 생산성으로 연결시키는 한편 각 현장에서는 지속적인 내부교육을 통해 고임금에 걸맞은 고부가가치 지식인재로 리모델링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표 / 전체 제조업 신규 채용률, 이직률, 퇴직 및 해고율 변화>

구분 신규채용률(%) 이직률(%) 퇴직 및 해고율(%)

1999년 2.43 2.47 1.91

2000년 2.55 2.59 2.17

2001년 1.94 2.45 2.05

2002년 2.39 2.54 2.13

※자료:노동부 통계자료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