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官 전자상거래 사업 놓고 `냉전`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정부기관 쇼핑몰 운영현황 정부가 주도하는 각종 전자상거래 사업이 날개를 달았다. 정보통신부와 농림부 등이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의 거래 매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해양수산부도 뒤늦게 전자상거래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정부 주도의 인터넷 쇼핑몰은 ‘믿을 수 있다’는 분위기와 맞물려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대다수의 민간 인터넷 쇼핑몰의 눈길은 차갑기만 하다.
◇정부, 전자상거래 사업 ‘날개’=정부가 산하기관이나 유관단체를 중심으로 운영하는 쇼핑몰이 주목받고 있다. 민간업체가 운영하는 사이트의 피해사례가 잇따르면서 상대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쇼핑몰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제 정부가 주도 하는 쇼핑몰은 매년 거래매출이 배 이상씩 늘며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통부 우정사업본부가 운영하는 ‘우체국쇼핑(http://mall.epost.go.kr)’은 2000년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2001년 109억원, 지난해 230억원에 이어 올해 350억원을 거뜬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의 전자상거래 사업도 날개를 달았다. 초창기인 2000년 당시 500억원대에 불과하던 농수산물 거래규모가 지난해에는 6000억원대를 넘어서는 등 폭발적으로 증가한 덕택이다. 농림부는 농업인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한 통합쇼핑몰 ‘아피스(http://www.appis.net)’와 농협 인터넷 ‘하나로클럽(http://www.hanaroclub.com)’을 운영중이다. 아피스는 지난 2001년 26억원에서 2002년 88억원, 올해는 2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707억원의 매출을 올린 ‘하나로클럽’은 올해 12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웬만한 대형 쇼핑몰에 맞먹는 거래규모다. 이에 해양수산부도 한국수산회를 중심으로 ‘인터넷 수산시장’을 개설키로 했다. 해양수산부측은 어업인이 사이버 점포를 개설해 직접 사이트를 개설하며 통합쇼핑몰은 내년 1월경 공식 개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수부는 어선·양식어업인, 영어조합법인, 어촌계, 가공업체 등을 대상으로 입점신청을 받고 있다.
◇민간 쇼핑몰과 ‘갈등’=하지만 정부주도의 쇼핑몰에 대해 민간업체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사업이다 보니 공식적인 입장은 가급적 삼가고 있지만 지나치게 ‘수익’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마디로 가뜩이나 시장이 어려운 데 정부가 산업육성보다는 동일한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모습이 거슬린다는 주장이다. 쇼핑몰의 한 관계자는 “영세한 농어촌에 도움을 주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초기의 전자상거래 사업취지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처음에는 상품이 농수산물 중심이었는데 지금은 일반 잡화·가전제품·의류 등으로 사업아이템을 늘리고 있다고 부언설명했다. 정부가 공익 성격의 쇼핑몰을 운영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수익을 위해 사업아이템을 늘리고 싼 가격에 제품을 파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우정사업본부측은 “가격이 저렴한 것은 정부 수익을 배제해 생산자의 공급가격을 크게 낮췄기 때문”이며 “쇼핑몰은 예나 지금이나 수익보다는 지역 농어민을 도와주자는 취지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쇼핑몰업체는 여전히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경기불황으로 전자상거래 시장 역시 타격을 받으면서 정부와 민간업체의 갑론을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