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장애인에 주차 우선배려를

 날이 따뜻해지면서 시작된 불법 지상주차는 갈수록 심해진다. 우리 동네 아파트는 건축한 지 얼마 안되어 지하 주차장이 무려 지하 3층까지 잘 마련되어있다. 따라서 아직은 빈자리가 많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상에 주차하는 얌체족이 너무나 많다. 물론 이유는 간단하다. 지하주차장에서 걸어 올라오기가 싫은 것이다.

 장애인이라면 지상주차장을 이용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선 장애인용으로 일부를 할당해 놓았다. 장애인이 아니면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길어야 3층 정도를 올라오는 것이 그리 힘든 일이 아닐텐데 굳이 없는 지상주차장에 악착같이 주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것이 남들한테 피해를 주고 있는데도 말이다.

 몇 일전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들어오던 중 인라인을 탄 초등학교 5∼6학년쯤 돼 보이는 어린이가 관리사무실 모서리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것 아닌가. 만약 그 모서리에서 봉고만한 코란도(구형)가 없었다면 난 이미 어린이를 발견하고 천천히 대처했을 것이다. 그러나 덩치 큰 코란도에 가려 초등학생을 미처 보지 못한 난 깜짝 놀라 급정거를 하고 옆에 탄 처는 마치 내 잘못인 양 언성을 높였다. 다행히 접촉사고는 나지 않았지만 놀란 가슴을 쓸어 안고 우리 부부는 잠시나마 불법 주차한 차 덕분에(?) 말싸움까지 하게 되었다. 그 주차한 차가 괘씸해서 전화를 했건만 전화통화도 되지 않았다. 애꿎은 경비아저씨한테 왜 여기에 주차를 하게 내버려두느냐고 따졌지만 사실 그게 경비아저씨 잘못인가. 경비아저씨야말로 주차하는 얌체족과 나 같이 흥분된 운전자 사이에서 답답하기만 할 것이다.

 아직도 그 코란도의 차 주인은 이런 사실을 모를 것이다. 그러니 계속 그 자리에 주차를 하는 것이고…. 만약 사고라도 났다면 얼마나 큰 불행인가. 원인 제공의 일부는 분명히 양심 불량한 불법 주차자인 데 말이다. 그러나 이런 불법 지상주차도 한 겨울엔 모두 다 지하주차장으로 꽁꽁 숨어버리고 만다. 게다가 이런 불법 지상 주차한 차가 뒤를 막고 있기에 제자리에 논 차도 차를 빼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장애인이 아니라면 지하에 주차하시고 건강 삼아 2∼3층 걸어 다니는 게 본인의 건강에도 또한 이웃에게도 욕 안 먹는 간단한 방법이라는 너무나도 뻔한 얘기를 다시 한 번 하고 싶을 뿐이다.

 박찬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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