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대우일렉트로닉스 공조 체제 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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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마트와 대우, 유통망 정상화되나.’

 지난해 9월 대우일렉트로닉스가 하이마트에 제품 공급을 재개한 이후 그 판매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는 삼성이나 LG전자와 달리 자체 직영망이나 대리점망을 갖지 않아 하이마트 판매 실적 여하에 따라 영업과 유통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7일 하이마트와 대우에 따르면 제품 공급이 재개된 지 10개월이 지난 지금 ‘하이마트와 대우의 공조체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으로 가전 유통시장이 한풀 꺾였음에도 하이마트에서 판매하는 대우 제품의 판매량은 매달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지난해 약정한 연간 1700억원 규모는 거뜬히 달성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하이마트는 지난해 10월 113억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158억원에 이어 2003년 1월 110억원으로 다소 주춤하다가 3월 170억원, 6월 175억원으로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판매량이 올라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917억원을 기록해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판매 약정금액은 무난히 넘어설 전망이다.

 정병수 상무는 “가전 수요가 주춤함에도 제품 공급 초기에 비해 일반 세탁기와 에어컨을 중심으로 대우 제품의 판매실적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양측이 합의한 1700억원의 판매 목표치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고 낙관했다.

 사실 이 같은 실적은 법원 결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결과라는 해석도 있지만 하이마트와 대우의 긴밀한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하이마트는 법원 조치 이후 대우제품 진열을 늘리고 별도 판매사원을 집중 투입하는 등 법정 분쟁 이전의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 나섰다. 하이마트는 법정 분쟁 이후 연간 2400억∼2500억원어치의 대우제품을 판매했다.

 대우 역시 지난해 11월 현 체제인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새 출발하면서 내수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유통망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 유통정책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대우는 야전부대격인 영업본부의 인원을 5배 이상 확충하고 하이마트와 공격적인 판촉 전략을 앞서 수립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대우 측은 “양판점을 비롯해 할인점·TV홈쇼핑 등 유통채널을 새롭게 정비하고 가격 경쟁력을 갖춘 기획상품을 꾸준히 확대했다”며 “삼성과 LG전자와 더불어 가전 ‘빅3’ 경쟁체제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유통점 중 가장 비중이 높은 하이마트의 실적이 중요하다고 보고 남다른 관심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하이마트와 대우는 지난해 법원이 내린 강제조정 결정을 수용하면서 2002년부터 5년 동안 연간 1600억∼1700억원어치의 대우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장기 물품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매년 약정 판매분에 미달할 때 하이마트가 페널티를, 판매분을 초과할 때 대우전자가 장려금을 지급하기로 서로 약속한 상황이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