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스팸(SPAM) 업체가 화났다.’
최근 AP에 따르면 미국의 식육가공업체 호멜푸즈는 스팸메일 차단 소프트웨어업체인 ‘스팸어레스트’의 상표권 등록신청을 받지말아줄 것을 미국 상표특허청(PTO)에 요청했다. 이와 함께 스팸어레스트를 상표권침해 혐의로 워싱턴항소법원에 제소했다.
호멜푸즈는 대표적인 돼지고기 통조림 ‘스팸’의 제조사. 호멜푸즈측은 스팸이라는 브랜드 육성을 위해 들인 노력을 강조하면서 브랜드 보호차원에서 이 같은 요구를 할 권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팸어레스트측에 대해 “스팸이란 용어는 이미 상표권 보호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회사명 중 스팸이란 단어를 떼어줄 것을 요청했다.
호멜의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스팸이란 용어를 사용할 경우 회사 비즈니스에 심대한 타격이 올 수 있다”며 “특히 호멜을 식육가공업체보다 정보기술(IT)업체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스팸어레스트측은 거부의사를 밝혔다. 이 회사의 브라이언 카트멜 최고경영자(CEO)는 “이제는 소비자들 대부분이 스팸이란 단어에 대해 햄보다는 정크메일을 떠올리는 상황”이라며 “호멜푸즈가 무리한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두 회사간 분쟁은 법원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이와 관련, 과거 미 법원이 상표권침해 혐의로 동명의 인터넷사이트를 제소한 속옷업체 빅토리아스시크릿에 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어 미국 법조계에서는 어느 회사의 승리를 예측하기 힘들다고 말하고 있다.
1920년대 선보인 호멜푸즈의 햄 통조림 상표 스팸은 회사측이 홍보를 위해 엄청난 물량의 광고를 내보낸 점으로 인해 ‘광고로 인한 공해’를 일컫는 대명사가 됐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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