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대표 이인행)은 3일 이사회를 열어 AIG컨소시엄을 통한 4억5000만달러(5300억원) 규모 외자유치 계획을 부결하고 최대주주 LG측이 제안한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방안을 대안으로 추진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LG측은 유상증자안이 실현될 경우 하나로의 경영권을 장악해 파워콤, 데이콤, LG텔레콤 등을 통합한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라는 비전을 실현할 가능성이 커졌다.
경영진은 이날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측과 막판 협상을 벌여 지난달 24일 이사회에 보고됐던 원안보다 100원 높은 주당 3100원선에 신주를 발행, AIG-뉴브리지 컨소시엄에 제3자 배정방식으로 넘기는 방안을 이사회에 보고했으나 표결을 거쳐 찬성 4, 반대 4, 기권 2로 부결됐다. 이날 이사회에는 해외 출장중인 박성규 전 대우통신 회장을 제외한 하나로통신 현직 이사 10명 전원이 참석했다.
하나로통신 지분 13.0%(우호지분 포함시 15.9%)를 확보한 LG측은 이날 이사회에서 “‘헐값 해외매각’ 논란을 빚을 수 있는 이번 외자유치안 대신 50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실시하자”고 제안하고 실권주가 발생할 경우 LG그룹측이 모두 인수하는 방안을 하나로통신의 자금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제시했다.
LG제안대로 주주배정방식으로 2억주의 기명식 보통주 신주가 발행될 경우 7월 현재 1조3966억원인 하나로통신의 자본금은 2조3966억원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LG측이 제안한 유상증자안의 신주 발행가격은 최저가 2500원으로 전해졌으며 실제 발행가격은 다소 변동이 예상된다.
LG측의 유상증자 제안이 오는 8일 열리는 차기 이사회와 8월초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에서 받아 들여질 경우 지난 1일 정홍식 LG 통신사업총괄 사장이 내놓았던 ‘파워콤, 데이콤, LG텔레콤 등 LG그룹 통신계열사와 하나로통신의 전략적 제휴와 통합’ 구상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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