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1일 3단계로 정리된 통신사업전략의 밑그림을 제시하면서 통신3강을 향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
겉으로만 보면 분명 3강의 한 축으로 등장하겠다는 것이지만 실현된다면 KT와의 2강체제까지도 가능하다. 비록 지금껏 LG계열사들이 뚜렷한 시너지 효과 없이 각개약진, 통신시장의 ‘약자’로 분류됐지만 잠재력은 엄청나다. 회선설비에서부터 초고속가입자, 이동전화가입자, 여기에 홈쇼핑 등 뉴미디어에 이르기까지 이를 하나로 엮는 사업이 활성화된다면 KT에 뒤질 것이 하나도 없다.
더구나 그룹의 의지가 실린다면 장기적으로는 KT-삼성전자 연합군에도 필적할 만하다. 이 때문에 KT와 SK텔레콤이 긴장하고 있다.
◇LG측의 비전=LG측이 그리는 통신사업의 그림은 통신뿐 아니라 방송, 콘텐츠, 제조업 등을 아우르는 유무선 종합정보통신회사다.
1단계로 하나로통신-파워콤-데이콤의 통합모델을 가지고 유선통신부문에서 KT와 유효경쟁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정 사장은 “유선시장의 침체로 제1사업자인 KT도 어려움에 직면한 상황”이라며 “하나로-파워콤-데이콤의 통합을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이고 KT와 유효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단계로 LG그룹 통신사의 역량을 결집해 유무선 종합정보통신회사로서의 진용을 갖추는 것. 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 유무선통신은 물론 방송까지 결합한 번들링(묶음) 서비스와 맞춤형 서비스를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정 사장은 “KT는 번들링 서비스가 금지된 상황”이라며 “KT와 합의를 해서 최대한 빨리 번들링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는 글로벌 정보통신사업자로서의 비전을 제시했다. 통신뿐 아니라 방송, 정보, 콘텐츠, 서비스, 제조업을 어우르는 글로벌 컴퍼니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정 사장은 “글로벌 정보통신사업자로서의 위상을 갖출 경우 LG그룹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해 방법론에서 외자유치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LG그룹이 유선과 무선을 아우르는 종합통신사업자로 나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KT와 SKT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단 유선과 초고속인터넷 지배적사업자인 KT의 경우 전용회선부문, 초고속인터넷 부문, 시내전화 부문서 LG그룹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SK텔레콤의 경우도 기존의 LG텔레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종합통신사업자로 나서는 통신 LG와 경쟁해야 한다.
후발사업자인 LG그룹이 초고속인터넷·유선·무선서비스를 결합한 이른바 결합서비스를 내세워 유무선 지배적사업자의 위치에 있어 결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KT와 SK텔레콤과 경쟁을 한결 유리한 위치에서 끌어갈 수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여러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같은 후발사업자의 강점을 앞세우고 방송과 홈쇼핑을 통신사업과 연계할 경우 통신LG가 기대 이상의 파괴력을 갖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KT와 삼성전자의 파트너십에 맞설 수 있는 경쟁자의 위치도 확보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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