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영화계가 정보기술(IT) 산업의 큰손’
영화 특수효과 처리를 위한 디지털기술 사용의 증가, 흘러간 영화를 위한 디지털 재처리 필요성 증대 등에 따라 할리우드 영화계가 IT업계의 새로운 대형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다.
C넷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할리우드에서는 특히 고화질 그래픽 파일 처리를 위한 그래픽 서버, 대용량 파일저장용 스토리지 기술, 네트워킹 기술 등이 각광받고 있다.
IT업계의 수혜자로는 IBM·애플·SGI·선 등이 자연스레 떠오르고 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은 올해 데이터 스토리지 구축에만 5억달러를 지출하고 있으며 그 증가율은 앞으로 매년 70%씩 증가할 전망이다. 영화사, 방송사 등의 스토리지 수요는 2006년까지 740페타(1페타=1000조)바이트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조사회사 인비저닝그룹은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IT지출을 늘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IT투자를 늘리는 것은 첨단 컴퓨터 그래픽이 영화에서 점점 핵심 역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 또 제작에서 배급·상영까지 디지털화하면 비용 절감과 화질 저하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옛날 영화들을 디지털기술로 재가공해 인터넷, 고화질TV, DVD 등 차세대 배급망으로 유통시킬 준비를 서두르는 최근의 트렌드도 고성능 IT장비 수요제고에 한몫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사들은 특수장비로 일반 영화를 DVD보다 훨씬 화질이 좋게 재가공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더 많은 저장공간이란 전제가 붙는다. 해리포터 영화 한편을 디지털화하는데만 일반 DVD 500장 분량인 3테라(1테라=1조)바이트의 저장 용량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할리우드 주요 영화사의 기술센터는 서버로 가득찬 인터넷회사와 비슷해졌다. 워너영화사는 스토리지 용량을 올해 안에 100TB까지 늘일 계획이다.
물론 디지털 촬영이 일반 필름영화의 화질을 아직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에서 영화 제작의 완전한 디지털화가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특수효과, 배급 등에서 워낙 장점이 있는 데다 관련 장비 가격도 계속 내려가고 있어 할리우드의 IT투자 행렬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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