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가재난방송시스템 구축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정부예산으로 스카이라이프의 셋톱박스를 구입,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해 논란을 빚고 있다.
30일 행자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행자부가 재난방송시스템의 방송매체를 사실상 위성방송으로 잠정 결정하고 미들웨어를 탑재한 스카이라이프 셋톱박스 10만대를 구매, 전국 통·반장에 보급해 데이터방송 형태로 재난경고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행자부는 지난 18일 주최한 국가재난관리시스템추진자문회의에서 “위성방송이 현 상황에서 재난방송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 판단되며, 관련 기술표준을 정통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기에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같은 행자부의 추진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예산으로 특정민간방송사업자의 장비를 일괄 구매해 보급하는 것은 특정업자에 특혜를 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행자부가 위성방송을 재난방송으로 지정, 보급에 나선다는 복안에 대해 위성방송의 경쟁매체인 케이블방송사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지난 24일 행자부에 보낸 공문을 통해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행해지는 재난방송시스템 구축은 소요예산·안정성 등에 대해 매체간에 종합적이고 공개적인 비교분석을 통해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시정을 건의했다.
케이블TV사업자들은 정부가 매체간 비교분석 및 의견수렴을 거치지 않고 재난발생시 서비스가 불안정한 위성방송을 재난방송용 매체로 지목했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오갑근 행자부 민방위기획과 사무관은 “행자부는 궁극적으로 케이블·라디오 등 전 디지털 매체를 통한 재난방송을 운영할 것이며 디지털 본방송이 확산되기 전에 조기 표준 마련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라며 “아직 매체를 확정지은 것은 아니지만 위성방송이 전국을 커버하고 데이터방송이 가능한 점 등을 고려할 때 현 상황에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선규 스카이라이프 HDTV방송추진단장은 “위성방송은 한번의 전파 수신으로 전국을 커버할 수 있으며 취약지역에도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재난방송용으로도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재난방송시스템은 풍수해 등 국가 재난이 발생하거나 우려가 있을 경우 조기경보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것으로 행자부는 지난 4월께부터 기획단을 구성, 이에 적합한 방송매체를 검토해왔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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