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 도봉·강북지역 복수SO(MSO)인 큐릭스를 시작으로 디지털 케이블 방송서비스가 본격화될 예정이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고품질 양방향 서비스로 위성방송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으나 관련 기술·제도·수익모델 확보가 미비해 서비스 조기 정착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 지적이다.
◇기술적인 한계=SO들은 미국의 디지털케이블TV 전송방식인 OOB(Out Of Band) 방식의 장비를 도입했으나 이 방식이 사양기술이라는 점에서 향후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무리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SO들은 또다른 기술표준인 DSG(DOCSIS Gateway)의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재까지 이 방식을 디지털케이블 방송에서 상용화한 전례가 없어 과도기적으로 OOB를 채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SO들이 실질적으로 기술 업그레이드 작업이 중단된 OOB를 선택하면서 향후 고품질 애플리케이션을 추가했을 때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에 대해 큐릭스 관계자는 “당분간 OOB를 고수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며 “국내외를 막론하고 DSG가 OOB를 대체한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OOB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큐릭스가 상용화하는 디지털 방송은 헤드엔드에서 가입자 셋톱박스까지 하향신호만을 내려보내는 단방향 서비스다. 상용화된 양방향 디지털 케이블 셋톱박스가 현재까지 없기 때문이다.
◇중복투자 불가피=OOB방식 선택에 따른 중복투자도 문제다. 큐릭스는 OOB를 지원하는 하모닉스 헤드엔드 장비를 구매함에 따라 OOB 데이터 처리를 위해 기존에 구매했던 케이블모뎀종단장치(CMTS)와 기능이 거의 유사한 ‘인터섹트’ 장비를 별도로 구매해야 했다. 또 CMTS를 중심으로 추진해온 인터넷 서비스와 OOB방식의 디지털 방송을 분리해 운영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극단적으로 향후 서비스 업그레이드에 한계를 느낄 경우 초기에 도입했던 장비를 교체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에이스텔 관계자는 “중복투자로 인한 문제점이 있기는 하지만 조기 도입한 장비를 걷어내기보다 CMTS와 OOB의 공존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며 “CMTS를 통해 방송신호와 인터넷 신호를 결합했을 경우 장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제도적 지원 미흡=SO는 디지털 방송의 적정가격 산정기준이 모호하다. 큐릭스는 망 업그레이드를 비롯해 디지털 방송 준비에 대규모 투자가 선행된 만큼 2만5000∼3만원의 가격을 제시했으나 방송위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방송위가 특별한 기준이 없는 가운데 단순히 위성방송 요금과의 형평성이나 소비자 논리만 따지다보니 가격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방송위 관계자는 “디지털케이블 방송이 이제 처음 시작되는 만큼 일정한 요금승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요금승인 가이드라인에 대해 전반적인 검토작업에 들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유병수 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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