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씨 90도 이하에서 낮은 압력만으로 성형이 가능한 고분자 조합체가 발견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포항공대 김진곤 교수 연구팀은 최근 ‘폴리스틸렌-폴리노르말펜틸메타아크릴레이트’ 고분자 조합체가 이러한 성질(압력가소성)을 나타내는 것을 밝혀내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피지컬 리뷰 레터(Physical Review Letters)’ 13일자에 발표한다.
과학기술부의 나노기초사업 연구비 지원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원자력연구소의 하나로 중성자 산란 빔라인과 포항 방사광가속기 X선 빔라인을 이용해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연구팀이 발견한 고분자 조합체는 섭씨 약 90도의 낮은 온도와 50기압의 낮은 압력에서 고분자 가공이 이뤄져 에너지를 획기적으로 절감하고, 재활용시 기계적 물성을 유지해 경제적이다.
플라스틱 등 고분자 제품은 대부분 압출·사출 등 고분자 가공에 의해 원하는 형태를 만들게 되며 통상 섭씨 180도 이상, 1000기압 이상의 고온·고압에서 성형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 소모 및 재활용시 기계적 물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지적돼 왔다.
김 교수팀은 지난해 10월 폴리스틸렌-폴리노르말펜틸메타아크릴레이트 고분자 조합체가 온도가 높지도 낮지도 않은 중간영역의 특정 온도에서만 나노구조를 갖는다는 점을 발견했으며 이번에 추가로 이 물질이 높은 압력가소성을 갖고 있음을 밝혀냈다.
김진곤 교수는 “이번 연구는 현재 널리 활용되고 있는 고분자 가공기술에 나노기술이 융합, 독특한 성질을 가지는 고분자 조합체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고분자 조합체는 복잡한 형태의 초소형·초정밀 성형품 제조에 매우 유용하고 미세배선 활용기술, 복잡한 미세표면의 점착제, 미세가공에서의 재활용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 jhoon@etnews.co.kr>
<사진설명1>
압력가소성 성질이 있는 폴리스틸렌-폴리펜틸메타아크릴레이트 조합체로 압력가소성에 따라 원하는 형태로 성형이 됐다.
<사진설명2>
압력가소성 성질이 없는 폴리스틸렌-폴리(에틸렌-부틸렌) 조합체로 가압 성형 후 입자가 단순히 뭉쳐져 원하는 형태를 띠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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