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수출 청신호

 한국영화 수출에 청신호가 들어왔다.

 ‘장화, 홍련’을 비롯해 ‘런투유’ ‘튜브’ ‘태극기 휘날리며’ ‘원더풀데이즈’ 등 국내 제작 영화들이 동남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지에 잇따라 수출되며 ‘한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 작품은 영화개봉에 앞서 수출이 이뤄진 것으로 이제까지 한국영화 대부분이 일단 국내에서 개봉된 다음 흥행성적에 따라 해외진출 여부가 결정되던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영화에 대한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한 것으로 한국영화의 대외적인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더구나 영화사 입장에서도 안정적인 자금을 확보함으로써 제작비 부담을 덜고 차기 작품에 대한 선투자가 가능해지면서 영화제작의 사이클을 원활히 하게 될 전망이다.

 영화사 봄(대표 오정완)이 제작, 오는 13일 개봉하는 가족괴담영화 ‘장화, 홍련(A Tale of Tow Sisters)’은 지난 2월 스틸 사진만으로 프랑스에 10만달러에 판매됐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본·이탈리아·스칸디나비아·태국과도 90만달러에 판매됐다. 또 드림웍스와 미라맥스를 포함, 5개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리메이크 판권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어 해외 판매실적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번 해외수출은 ‘장화, 홍련’의 해외판매를 담당하는 씨네클릭아시아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탐미적인 영상과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 특히 영화가 자아내는 특이한 공포 분위기가 큰 호응을 얻었다는 후문이다.

 ‘런투유’를 제작한 나라디지컴(대표 황인선)도 50만달러를 받고 홍콩 고선필름에 홍콩·대만·동남아시장의 배급권을 양도했다. 올초 일본 마키프로덕션과 100만달러 선판매 계약을 맺은데 이은 두번째다.

 이 회사 홍용수 기획실장은 “일본에서 이룬 성과보다는 덜하지만 홍콩·대만·동남아시아 전체 판권이 사실상 해외판매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 것을 감안하면 50만달러도 큰 액수”라고 설명했다.

 강정수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런투유’는 불법체류자로 적발돼 일본에서 추방된 가수 지망생과 야쿠자의 추적을 피해 서울에 은신중인 재일교포 무명가수의 사랑을 그린 영화로 채정안과 일본 배우 다카하시 가즈야, 야마시타 데쓰오, 오자와 마주 등이 출연했다.

 오는 6월 5일 개봉하는 김석훈·박상민·배두나 주연의 액션영화 ‘튜브’도 현재까지 250만달러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튜브엔터테인먼트(대표 김순범)는 최근 막을 내린 칸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일본·독일·미국을 포함한 20여개국과 250만달러 가량의 배급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에는 한국영화를 처음으로 수입하는 케냐·우간다·탄자니아도 포함돼 있으며, 싱가포르·대만·홍콩과도 계약이 이뤄질 경우 해외수입이 총 3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마케팅비를 포함해서 영화 총제작비가 74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해외 선판매로 제작비의 절반 가량을 절감하게 되는 것이다.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도 칸국제영화제에서 유니버설픽처스재팬(UPJ)과 일본 전역 배급과 관련한 계약을 맺었으며, 스칸디나비아와도 20만달러에 판권을 판매하는 등 해외수출에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외에 2D와 3D가 결합된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도 프랑스 3대 배급사 중 하나인 파테디스트리뷰션에 50만달러에, 스페인 망가필름에 17만달러에 수출되는 등 쾌거를 올리고 있다.

 <정은아기자 ea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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