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 "돌격 앞으로"

 6월 주식시장이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속에 저항선을 돌파하며 상큼하게 출발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전고점을 돌파한 주식시장이 당분간 상승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미 증시 상승 이외에 뚜렷한 호재가 없고 사상 최고치에 달한 프로그램 매수 잔고 부담을 들어 강세장이 그리 길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50 공방 넘어 700 도전=주요 저항선으로 꼽히던 630선과 200일 이동평균선(639)을 단숨에 돌파하면서 향후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이런 주가 강세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저항선을 뛰어 넘으면서 주식시장의 상승 탄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박스권을 뛰어넘는 새로운 상승추세가 시작될 수 있어 700선으로 목표 지수대를 상향한다”고 말했다.

 특히 전주말 이후 외국인의 공격적 시장 참여는 개인들의 시장이탈에도 불구, 강세장 기대에 힘을 싣고 있다. 외국인들은 미 증시 강세속에 2일에만 1824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이는 등 4거래일째 순매수를 지속중이다.

 ◇거래소, 코스닥 대비 상대적 우위=시장별로는 거래소시장의 상대적 우위가 점쳐진다. 개인과 인터넷 중심의 코스닥 강세가 주춤해진 반면 거래소 대형주 강세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지난주말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가 거래소의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등 대형주에 집중되고 있다”며 “코스닥 인터넷주의 단기급등 부담을 고려할 때 당분간 거래소시장이 상대적인 우위에 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달 27일 코스닥시장에 역전됐던 거래소시장의 거래대금은 이날 2조8400억원을 기록, 코스닥 1조5800억원의 두배에 달했다. 하지만 거래소의 상대 우위를 이끌고 있는 외국인 매수와 기관 프로그램 매수는 다음주 트리플위칭데이(12일)를 앞두고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종목’에서 ‘지수’ 중심으로 이동=지난 5월이 인터넷과 보안, 게임 등 코스닥 테마주 중심의 상승장이었다면 이제는 개별 종목보다 지수 자체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주 11조원을 넘었던 개인 고객예탁금은 10조원 밑으로 떨어졌다. 또 최근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와는 반대로 개인들은 매도우위로 시장에 대응중이다. 코스닥 개인 선호주에 대한 매기가 상대적으로 약화됐다는 의미다. 김학균 연구원은 “외국인·기관의 쌍끌이속에 개별 종목보다는 대형주, 종목보다는 지수에 민감한 시장흐름을 예상할 수 있다”며 “거래소에서는 삼성전자·SK텔레콤 등 대형주가, 코스닥에서는 인터넷주가 시장 전체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상 최대 프로그램 매수 잔고=전문가들은 전고점을 돌파한 시장의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최근 상승장은 해외증시 강세와 이에 따른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세 이외에 뚜렷한 호재가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특히 최근 상승장을 이끌고 있는 프로그램 매수 잔고 역시 언제든 매물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 이날까지 쌓인 추정 프로그램 매수 잔고는 1조5000억원대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중이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연구원은 “650을 넘어 700선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대세 상승의 모멘텀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펀더멘털 상의 근거는 미흡하다”며 “하반기 경기 및 수급개선에 대한 막연한 기대 이외에 가시적인 변화는 아직까지 없다”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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