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매크로 기술

◆지일상 한국CA 사장 chiil01@ca.com

 최근 미국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올해 자본지출을 10%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올해 IT투자가 1.2% 줄면서 3년째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사스의 영향으로 평균 1.5∼3% 정도의 IT투자 추가 감소가 예상되는 등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효과적인 IT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차세대 컴퓨팅 전략들이 대두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컴퓨팅 수요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제품과 가격전략을 세웠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교체와 더불어 ‘주문형(on demand)’ 컴퓨팅과 같은 새로운 ‘매크로 기술’이 향후 IT 소비를 주도할 것이라는 점이다. 기술투자에 대한 회수율이 높다면 기술구매자는 선별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온 디맨드 컴퓨팅에 대한 낙관론은 당위성을 갖는다.

 온디맨드 컴퓨팅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반드시 활용해야만 하는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IDC가 올해 기술 및 소프트웨어 구매금액으로 예측한 9000억달러를 가져가기 위해 온디맨드 흐름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온디맨드 컴퓨팅은 서버를 교체하거나 최신 하드웨어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기존 자원을 보다 유용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중립 형태의 컴퓨팅에 관한 내용이다. 따라서 온디맨드 컴퓨팅은 지금까지 컴퓨터 이용자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했던 복잡함과 비효율성을 줄여준다.

 지금까지 고객들은 자신의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기술투자 능력에 대해 꾸준히 검토해 왔다. 그러나 이러한 투자여력은 지난 수년간 계속되어 온 비용절감이라는 미명하에 마모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볼 때 향후 경기의 급강하를 막는 장비교체 시기가 도래할 것으로 판단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할당된 예산의 상당 부분은 업그레이드, 시스템 교체에 사용될 것이며 온디맨드 컴퓨팅과 같은 ‘매크로기술’이 부여하는 이득을 최대한 누리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물론 시장상황이 좋아지더라도 이전 같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군소 공급업자에 의해 저가격이 형성되고 소비자들은 높은 투자대비효과(ROI) 기준을 요구할 것이며, 시장은 단지 혁신적인 기술만이 아니라 자신의 목적에 부합되는 ‘맞춤형’의 기술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IT산업은 기술주도의 성장세를 보였다. 새로운 기술혁신이 일어나면 한차례의 IT구매 바람이 일었다. 그러나 고객들이 점점 더 IT투자가 기업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다 주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하면서 기업들은 최신모델만을 찾던 고객들의 지칠 줄 모르는 신제품 수요에 더 이상 의존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는 “기술혁명이 성숙단계에 이르면 상품에서 서비스로 중심축이 옮아간다”는 산업발전에 있어서의 법칙 아닌 법칙이 적용된다.

 지금은 온디맨드 컴퓨팅이 좋은 아이디어인가 아닌가라는 질문의 단계가 아니다. 어떻게 하면 온디맨드 컴퓨팅을 현실화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여러 업체들이 각자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고객들이 자신의 IT시스템을 자신의 비즈니스 목적에 부합할 수 있게 함으로써 IT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하고 그 결과 진정한 온디맨드 능력을 갖게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고객들은 IT를 하나의 유틸리티처럼 사용할 수 있으며, 원하는 IT 서비스에 대해 사용한 만큼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게 된다.

 온디맨드 컴퓨팅이나 유틸리티 컴퓨팅 기술로 인해 IT는 단순 인프라 차원에서 벗어나 서비스 차원에서 사회간접자본으로 자리잡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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