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살려라" 목소리 높다

사진; 채권단이 SK글로벌 청산을 위한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한 가운데 29일 오전 직원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로 출근하고 있다.

 SK글로벌 사태가 채권단의 ‘청산형 법정관리 신청 결의’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SK글로벌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SK 안팎에서 높아지고 있다.

 29일 손길승 SK 회장은 물론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 SK그룹 이노종 전무 등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SK글로벌 회생에 대한 의지천명이나 채권단의 결정에 대한 조심스런 비판 의견 등을 나타냈다.

 먼저 손길승 회장은 SK글로벌 사태 발생이후 처음으로 가진 사내 공식행사인 ‘신임 임원과의 대화’ 시간에 참석, SK글로벌을 반드시 살리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29일 오후 워커힐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이 행사에 참석한 손 회장은 SK글로벌 부실의 배경과 부실해소를 위해 그동안 노력해왔던 과정들을 설명하고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한 관계사의 이해와 협조를 당부했다.

 손 회장은 “SK는 지난 95년부터 그룹 차원에서 SK글로벌 부실해소를 위해 자구노력과 구조조정을 시행해 왔으며 오는 2005년이면 부실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상황에서 ‘SK사태’가 터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SK글로벌 정상화를 위해 SK의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로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부당지원이나 관계사의 일방적 희생이 아니라 합법적이며 상호호혜적인 정상거래를 통해 협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명관 전경련 부회장도 이날 오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경제5단체 상근부회장 모임에 참석, SK글로벌 사태에 대해 “은행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며 “SK글로벌의 채권 회수를 위해 SK(주)나 오너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한국적 특수성”이라고 비판했다. 또 “은행이 청산만을 염두에 두고 법정관리로 몰아붙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SK그룹측도 29일 “SK글로벌을 살리겠다는 의지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면서 “채권단이 너무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말고 이성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SK글로벌 정상화추진본부 대변인인 이노종 전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채권단이 단순한 뱅커(banker)가 아니라 국가경제를 생각하는 방향으로 했으면 한다”면서“지금 SK 관계사들에게 가하고 있는 여신압박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채권단이 28일부로 SK글로벌이 SK㈜에 줘야 할 물품대금 지급을 중단해 버렸다”면서 “SK㈜도 이에 대해 적절한 방식의 대응책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채권단과 SK㈜ 사외이사들을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면서 “SK글로벌이청산되면 채권단도 회수율이 20%도 안되기 때문에 청산은 채권단에게나 SK그룹에게나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같은 발언들은 채권단이 법정관리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하기 전 2∼3일의 기간 동안 최대한의 협상을 이끌어 내기 위한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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