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TV 장비업계 "수주전 불붙었다"

 “지난해가 HD장비를 소개하는 해였다면 올해는 실제 방송에 다양한 HD장비가 접목되는 해입니다.”

 KOBA 2003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 김수태 회장이 정리한 올해 방송장비시장 동향을 요약한 대목이다. 실제로 대다수 방송장비 관계자들도 올해 국내 HD방송시대의 본격적인 시작과 함께 HD방송장비시장도 본 라운드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내려놓았다.

 이같은 상황은 KOBA 전시회에 출품된 장비들의 목록만 봐도 충분하다. 이번 KOBA 전시회에서는 촬영장비에서 편집·전송·콘텐츠에 이르는 모든 제작장비가 HD방송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상파의 HD시험방송에 이어 하반기 위성방송의 HD방송이 시작되면 곧바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HD방송장비 도입 붐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국내 지상파 방송은 이미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방송3사가 주당 12시간의 HD시험방송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는 지방 주요도시로 HD방송이 확대될 예정이다. 이미 부산MBC에서는 HD장비의 구입을 완료한 상황이며 대구MBC와 대전MBC 역시 장비도입을 위한 장비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장비업체들은 이같은 상황을 들어 올해에 국내 HD방송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태세다.

 이에 따른 업체들간 전략도 변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방송장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는 이미 지난해에 HD제작 관련 장비들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HD장비 가격인하를 앞세워 지속적인 주도권을 거머쥔다는 전략이다. HD방송의 경우 장비는 물론 제작비 부문까지 기존과 비교해 1.5배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소니코리아 양우진 과장은 “HD방송의 저변확대를 위해서는 콘텐츠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는 저렴한 HD장비보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니코리아는 HD용 캠코더 HDW-730의 가격을 SD급 캠코더인 디지털베타(7900만원선)과 큰 차이가 없는 8200만원으로 났췄다. 또 HD급 VCR장비도 SD급보다 10% 이상 비싸지 않도록 전반적인 HD장비 가격조정을 단행했다. 이와 함께 소니는 HD제작 포맷인 HDCAM보다 저장용량이 많고 전송속도가 빠른 새로운 포맷 ‘HDCAM-SR’를 내놓으며 차별화를 강조했다.

 대흥멀티미디어(대표 정봉채)는 소니에 뒤질세라 파나소닉의 HD장비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대흥멀티미디어는 카메라 부문에서는 DVCPRO-HD급 3종과 DVCPRO-HDEX급 1종을 선보였으며 HD급 VCR도 4종을 출시했다. 특히 전략적으로 출시한 HD영화용 카메라 AJ-HDC27FP는 일반 HD카메라와 달리 영화연출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탑재하고 있다.

 정봉채 회장은 “일본이 위성에 이어 지상파로 HD방송이 확대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HD방송이 시작됐다”며 “본격적인 HD장비 시장 선점경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대흥은 이와 함께 미디어랙스라는 자회사를 통해 HD제작과 관련된 편집·음향·촬영에 대한 컨설팅 사업도 실시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방송장비 업체인 톰슨은 국내 삼아미디어솔루션(대표 인기환)을 통해 HD급 카메라 2종을 진열장 전면에 배치했다. 지난해까지 SD급 장비를 앞세우던 것과 달리 올해부터는 HD방송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것을 의식한 조치다. 이외에도 편집솔루션업체들과 캠코더·편집장비업체들 역시 HD시장 개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HD는 기본적으로 양방향TV가 활성화되면 유료화에 대한 전제 조건화될 것”이라며 “현재 장비와 함께 콘텐츠 등 국내 방송산업은 HD전환에 따른 변화의 한 중간에 다다른 상태”라고 진단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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