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야 물렀거라! 가스 나가신다.’
올여름 냉방기기 시장에 가스를 주연료로 사용하는 가스히터펌프(GHP) 방식의 멀티에어컨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최근 히타치·산요·린나이 등 국내외 업체들이 사용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가스히터펌프 에어컨을 잇따라 내놓고 아파트·병원·학교 등 대형빌딩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면서 국내 멀티에어컨 시장이 전기히터펌프(EHP)와 GHP 방식의 대결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GHP방식의 멀티에어컨은 전기모터를 사용해 컴프레서를 구동하는 EHP와 달리 가스엔진을 사용해 컴프레서를 구동해 냉매를 순환시키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동일능력의 EHP에 비해 50% 가량의 운전비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본 히타치, 아이신(AISIN), 산요가 각각 신성엔지니어링, 삼성물산, LG전선을 통해 국내 멀티에어컨 시장공략에 나섰고 가스기기 전문업체인 린나이코리아도 빌트인가전에 이어 시스템에어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유현구 신성엔지니어링 차장은 “최근 아파트, 학교 등 시스템에어컨 수요처들이 중앙난방보다 개별난방을 선호하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위축으로 운전비를 줄일 수 있는 GHP 제품의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EHP와의 차별화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할 것을 시사했다.
실제로 가스를 주연료로 하는 GHP방식의 멀티에어컨은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간 냉방용 요금체계(232.72원/N)를 적용받아 가스연료비 사용료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GHP를 앞세운 외산업체들의 도전이 거세지면서 그동안 EHP방식의 시스템에어컨 위주로 마케팅을 펼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사와 GHP방식을 채택한 일본계 냉난방 가전업체들간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스템에어컨을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집중 육성중인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EHP방식의 대형 빌딩용 ‘멀티V’ 시스템에어컨과 2003년형 신제품 ‘DVM플러스’를 앞세워 B2B 영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시장 1위 기업인 LG전자는 멀티V가 공기청정기능과 함께 새로운 디자인으로 실내 인테리어 기능을 강조하면서 시장을 선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시스템에어컨 시장은 지난 99년 이후 매년 50% 이상의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5000억원을 넘어 2005년에는 1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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