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스팸메일

 쓰레기 메일인 정크 메일이나 벌크 메일로 불리기도 하는 스팸 메일은 미국의 식품회사 호멜푸드가 자사의 햄 제품인 스팸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를 실시한 데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회사는 당시로서는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대대적인 광고를 실시, 국민들이 거의 공해로 인식할 정도가 됐는데 그 후부터 그러한 광고를 스팸으로 부르게 됐다는 것이다.

 요즘은 e메일 추출기를 이용하면 쉽게 스팸 메일을 만들 수 있고 또 싼값으로 대량의 e메일 리스트를 구입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e메일을 통해 하루에 뿌려지는 스팸은 8억통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메일 주소를 4000만개로 보더라도 1인당 20통을 받는 셈이다.

 스팸 메일은 통신망 트래픽을 증가시키고 또 메일을 받은 사람이 그것을 지우거나 받지않기 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들인다. 현재 그 비용만 연간 2조원을 웃돈다고 하니 피해가 적지 않다. 특히 스팸은 낯 뜨거운 성인물이 대부분이어서 청소년이나 어린이에게 노출될 경우 단순한 공해가 아니라 죄악이 될 수 있다.

 스팸 메일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자신의 e메일을 노출시키지 말 것과 성인 관련 메일을 열어보지 않을 것, 또 필터링 기능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알려지고 있다. 정부도 스팸 메일 발송을 법으로 규제, 처벌하고 단속도 강화하고 있다.

 스팸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것은 스팸과 정당한 광고를 구분하기도 쉽지 않은 데다가 유용한 광고 수단으로서 발송비용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e메일을 대량으로 발송하는데 대한 적정한 비용을 부과함으로써 스팸을 제한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근본적으로는 스팸은 ‘대중이 쓰레기를 원하면 쓰레기를 공급하는’ 대중문화의 특징에 기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쓰레기가 발 붙일 수 없는 문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중요하고도 필요한 일이다.

 박재성 논설위원 jspar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