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합작한 ‘어닝쇼크’가 통신업종내 선발 대형주와 후발주간의 우열을 명확히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15일 증권업계는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의 암울한 1분기 실적을 근거로 양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잇따라 비중축소 또는 중립으로 하향조정하고 후발 통신업체의 취약한 영업구조에 대해서도 비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현재 증권사로부터 ‘매수’ 의견을 제시받고 있는 통신업체는 SK텔레콤과 KT로 압축됐다. 이는 통신주에 대한 투자매력이 무선에선 SK텔레콤, 유선에선 KT로 집중되고 나머지 후발주는 투자 사각지대로 뒤처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1분기 실적에서 모든 것 드러나=이같은 양극화 현상은 1분기 실적에서 적나라하게 나타났다. SK텔레콤이 어닝서프라이즈를 실현하며 통신주 중 최대 강자임을 재확인했으며 KT도 외형 성장세는 정체됐지만 비용축소와 수익성 향상은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 후발 업체들은 줄줄이 충격적인 실적을 내놓았다. 특히 지난 2일 실적을 발표한 KTF는 그나마 투자매력이 있는 2위 이동통신업체로 대접받아 왔으나 상황이 완전히 뒤집히며 선후발 업체간 투자우열을 가르는 시발점이 됐다.
동원증권 양종인 수석연구원은 “KTF가 SK텔레콤과 완전히 대비되는 실적을 보여준 것을 시작으로 하나로통신과 데이콤이 유선통신부문에서 KT와 상반된 실적을 보여줌으로써 통신주 전체적으로 SK텔레콤, KT로의 쏠림현상이 강화되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주 전체적으로는 이런 실적 쏠림이 일시적으로 해소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SK텔레콤, KT의 유무선통신부문 독주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양극화 불 보듯=SK텔레콤과 KT의 지속적인 주주친화적 경영방침도 후발 사업자들과의 투자 간극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실적악화에 허덕이는 후발 사업자와 현금성 여유가 충분한 선발 사업자간의 주주가치 향상 여력에 현격한 차이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현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
대우증권 양성욱 연구원은 “펀더멘털의 이격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현실적인 조건에서 주가를 움직일 만한 주주가치 향상 계획을 갖지 않은 후발사업자들은 투자선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며 “절대적 평가요건은 아니지만 SK텔레콤과 KT가 주주가치 향상 노력을 지속하고 있는 것도 선후발 통신주의 차별성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일시적인 주가등락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금과 같은 현금흐름과 가입자 기반구조가 지속될 경우 선발 사업자들의 실적 독주는 후발 사업자의 상황을 완전히 압도할 수밖에 없다. 양 연구원은 “3강 구도라는 의미 자체가 현실성을 잃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SK텔레콤과 KT를 제외한 통신주는 경쟁에서 탈락한 패자처럼 투자에서도 2, 3등군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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