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진성을 가진 레이저 빔을 평면상에서 360도 모든 방향으로 사출할 수 있는 프리즘과 광학부품이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연구진은 특히 이 프리즘의 원리를 전세계 47개국에 특허출원을 진행하며 세계적인 과학지인 네이처에도 기고하기 위해 논문을 준비중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공홍진 교수는 원형 유리 튜브에 레이저 빔을 수직으로 발사하면 전후, 상하좌우 360도 방향으로 빔이 퍼져나가는 원리를 ‘중공형 원통프리즘(HTP)’으로 이름붙여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보안시스템과 토목분야의 레이저 레벨기에 우선 적용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에 규명한 원리는 이중 구조로 된 유리 튜브의 외부 및 내부 표면에 레이저 빔을 방사하면 무한한 반사와 굴절이 생기면서 평면으로 뻗어나간다는 것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입증했다.
연구진은 이 원리규명에 유전체 다층박막이 코팅된 높이 8㎜의 속이 빈 원통형 유리 프리즘을 고안하고 레이저 사출시 거리가 멀수록 빛이 약해지는 현상은 특수 코팅을 통해 해결, 균일한 세기로 빔을 방출하는 데 성공했다.
공 교수는 이 원리를 기반으로 토목공사에서 평면의 기준점을 잡아주는 3차원 방식의 레이저 레벨기를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했다.
기존의 레벨기는 거울을 정밀모터로 돌리며 레이저를 반사시켜 사용하는 데다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고 수명이 짧은 단점이 있었으나 이 기술을 적용할 경우 기존의 200만∼300만원대 제품을 10분의 1 수준으로 끌어내릴 수 있다.
빔의 반응속도가 빠르고 반영구적인 데다 소형·경량으로 경제성이 높아 국내 시장만 수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보안시스템의 레이저 빔으로 적합하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세계 최초, 최고의 성능을 가진 보안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앞으로 레이저가 활용되는 곳이면 어디든 중공형 프리즘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공 교수는 “이론규명과 시뮬레이션을 모두 마무리하고 조만간 레이저 레벨기와 보안시스템을 국산화하는 작업에 들어간다”며 “과학기술계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도 파급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사진설명>
KAIST 공홍진 교수가 중공형 원통 프리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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