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데이]티보, DVR 서비스 대중화 박차

 최근 케이블TV 회사들이 디지털비디오녹화기(DVR:Digital Video Recorder)를 자체 개발 판매하면서 ‘티보(Tivo)’의 아성에 도전하자 이에 위기를 느낀 티보는 DVD업체와의 제휴 확대로 맞서고 있다.

 티보는 고객의 TV를 케이블회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DVR플레이어 등 TV와 연결해 사용하는 기기 제조사들에 티보 DVD 무료 서비스 버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티보 DVR 서비스를 DVD플레이어 등 TV 관련 제품에 아예 내장시켜 판매함으로써 티보 서비스를 대중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략에 가장 먼저 호응한 곳은 일본의 도시바로 이 회사는 앞으로 자사 DVD플레이어에 티보 DVR를 내장시켜 판매하기로 했으며 올 가을부터 이 기기를 출시하겠다고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이 복합기기 가격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500달러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DVR 기능이 없는 DVD플레이어 가격에 비하면 훨씬 비싸다.

 이같은 DVR 무료 버전 끼워 팔기 전략은 새너제이에 위치한 티보가 생존하기 위해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샌타모니카에 있는 TV프리딕션스닷컴의 필립 스완 사장은 “티보 서비스를 5분만 이용해 보면 티보에 중독돼 버린다”며 “티보의 문제는 티보 서비스를 단 5분만이라도 맛보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티보의 기본 기능은 TV 프로그램을 생방송 상태에서 정지시키거나 프로그램을 VCR 테이프와 같은 매개체 없이 하드드라이브에 직접 녹화하는 것이다. 만약 티보 서비스에 가입해 풀버전을 이용한다면 시간·채널별이 아닌 프로그램별로 프로그램을 녹화해 나중에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연속으로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티보 가입자가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빼놓지 않고 자동 녹화할 수도 있다.

 그러나 티보를 이용하려면 300달러 정도의 티보 하드웨어인 셋톱박스와 12달러 95센트의 월 가입료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티보 하드웨어 가입자를 늘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티보는 하드웨어는 차치하고 DVR 서비스만이라도 그 이용을 늘리기 위해 최근 자사 셋톱박스가 아닌 위성TV 제공회사인 디렉TV의 고객이 디렉TV 셋톱박스를 통해 DVR 서비스를 주문할 경우 월 가입료를 파격적으로 인하해 4달러 95센트만 받고 있다.

 TV프리딕션스닷컴 스완 사장은 “TV 관련 기기에 무료 버전을 끼워 팔면 소비자들이 티보를 사용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 수 있다”며 “이들 중 무료 기본 서비스가 마음에 드는 소비자들은 풀 서비스로 업그레이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티보는 케이블회사들이 일부 지역에서 프리미엄으로 DVR 서비스를 자체 제공하기 때문에 케이블회사에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뭔가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처지다.

 스완 사장은 “케이블회사의 DVR 서비스 제공이 티보의 최대 장애물”이라며 “케이블TV 회사가 케이블 셋톱박스를 통해 DVR까지 제공한다면 누가 티보를 사겠느냐”며 되물었다.

 티보의 레베카 바에 홍보담당자는 도시바처럼 DVD플레이어에 티보 DVR를 내장하면 최근 가격이 폭락하고 있는 DVD플레이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DVR플레이어 자체만으로도 요긴한 제품이지만 DVD플레이어에 티보라는 또다른 바람직한 제품을 결합하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제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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