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반도체 무손상 식각 기술 세계 첫 개발

차세대 나노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무손상 식각(damageless etching) 공정기술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 가능한 형태로 개발됐다.

 이로써 나노소자 제작장비 및 공정기술에서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함은 물론 선진국에서 전량 수입되고 있는 식각장비 국산화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과학기술부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단인 ‘테라급나노소자개발사업단’(단장 이조원)의 염근영교수팀은 2000년부터 약 3년간 18억여원을 들여 중성빔을 이용한 식각장치를 50㎚ 이하 초미세회로에 적용, 무손상 식각이 가능함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염교수팀이 개발한 중성빔 식각장치는 일정한 극성을 갖는 이온빔을 추출해 가속시킬 수 있는 이온소스와 이온빔을 통과하는 그리드, 이온빔을 중성빔으로 전환시켜주는 반사체, 반사체판 등으로 구성된다. 원리는 이온빔 장치로부터 추출된 이온이 반사체에 낮은 각도(5도)로 충돌하는 과정에서 중성화, 이 중성빔이 반사체에 에너지를 잃지 않고 반사돼 식각을 수행하는 형태다.

 특히 장비구조가 간단하고 대면적화가 가능, 중성빔 에너지를 원하는 대로 제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동안 국내외적으로 중성빔을 이용한 식각기술은 장치 특성상 제작 및 사용이 어려운 데다 중성빔의 에너지가 너무 높아 물리적 손상이 불가피, 실용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왔다.

 염교수는 “현재 반도체 라인 건설비 30억달러 중 약 80%는 장비수입을 위해 외국에 지불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번 연구 성공으로 무손상 식각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 앞으로 반도체 장비 산업의 자립 기반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해 11월 개최된 미국진공학회를 비롯해 국제 유명학회에 17회 발표와 9편이 논문이 게재됐으며 4건의 해외특허가 출원된 상태다.

 한편 나노미터 크기의 단일전자소자(SET)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기적인 손상이 없어야 하며 물리적 손상도 손쉽게 제거할 수 있는 모노레이어 수준의 손상정도만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어: 무손상 식각이란?>웨이퍼상의 필요한 부분만 남겨놓고 나머지물질을 화학약품이나 가스를 사용, 제거하는 식각기술 중 손상이 없게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초미세 반도체 소자 제작 식각공정은 플라즈마를 주로 이용하는데 전기적·물리적인 손상을 수반한다. 이전 소자공정에서는 이같은 손상이 무시돼왔으나 소자 선폭이 더욱 작아지면서 손상이 반도체업계의 현안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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