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6개월째를 맞고 있는 공정공시 제도가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정보공개 확대로 시장 루머가 많이 줄었고 기업들이 초기에 겪던 제도에 대한 혼선도 많이 걷혔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홍보성 공시 남발과 무책임한 계획 발표 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공정공시 제도는 현재 6개월째를 맞고 있다. 시간이 지난면서 제도 시행 초기에 벌어졌던 문제들은 많이 자취를 감췄다는 게 증권업계의 판단이다. 코스닥증권시장의 윤권택 공시팀장은 “공정공시 제도는 이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며 “기업들의 문의도 크게 줄었고 공시 시스템도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이후 지난 24일까지 코스닥에서 공정공시 건수는 총 2860건으로 집계됐다. 일평균 공정공시 건수는 20건이다. 공정공시 내용별로는 사업계획에 관한 내용이 1130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업실적(분기·월간 실적 등) 716건, 영업전망 406건, 기타 403건 순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정공시의 시행으로 음성 정보가 크게 줄었고 기업실적이나 사업예정 정보가 크게 늘어나는 등 긍정적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의무 공시에 포함되지 않던 내용들이 공정공시라는 틀에 묶이면서 정보가 명확해졌고 투자자들이 얻을 수 있는 정보량도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특히 공정공시 시행 이후 기업들의 월간 실적 공개가 크게 늘었고 배당 예정을 공정공시하는 기업이 많아지면서 배당 예고가 수시 공시로 전환되기도 했다.
공정공시 시행 이후 가장 많은 공시를 낸 기업은 슈마일렉트론으로 총 32건의 공정공시를 내놨다. 뉴소프트기술(31), KTF(30), 하나로통신(24), 비티씨정보(23), 시큐어소프트(23) 등도 공시 건수 상위사에 이름을 올렸다. 공시 건수와 기업가치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많이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평가된다.
반면 등록기업 858개사 가운데 26%인 228개사는 제도 시행 6개월이 지나도록 단 한건의 공정공시도 내놓지 않아 대조를 이뤘다. 코스닥 4개사 가운데 하나는 공정공시와는 담을 쌓고 있다는 것이다.
공정공시가 시행 6개월 만에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지만 단순 홍보성 내용을 공시하는 기업이 여전하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뚜렷한 근거없이 장래 계획을 부풀려 발표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윤권택 팀장은 “고의로 공시를 악용한 기업은 제재를 받을 수 있지만 이들에게서 고의성 여부를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며 “제도적 규제 여부를 떠나서 기업들은 그릇된 공시가 한두번 반복될 경우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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