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해오던 통신장비업계는 이라크전 종전으로 이 지역 정세가 안정될 것으로 보고 현지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물밑작업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의 경우 그동안 GSM망 위주로 구성돼 있던 중동지역의 이동통신망이 전후 복구사업 동안 CDMA망으로 대거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잔뜩 기대하고 있다. 이들은 전후 이라크의 이통시장을 북미권의 통신장비업계가 주도권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소통신장비업계 역시 ‘행여나 특수가 있지 않을까’하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시리아와 레바논 등지에 600만달러 규모의 광전송장비를 수출했던 아미텔(대표 이대영)은 전쟁발발 이후 주춤했던 대중동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기존 수출지역은 물론 예멘, 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시장을 넓혀나갈 계획인데 이를 위해 예멘의 유력 통신사업자 관계자들의 방한을 추진하고 있다.
코어세스(대표 하정율)도 중동시장 강화를 위해 두바이 지사를 통해 현지 상황점검에 나서는 등 전후 ‘특수 잔치’에 참여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한국정보통신수출진흥센터(ICA·원장 조성갑)의 경우 국내 중소기업의 대중동 진출을 위해 내달중으로 관·산 협력 IT대표단을 구성, 알제리를 포함해 2∼3개 중동 국가를 방문, 한국의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장비산업의 우수성을 알릴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ICA는 중동지역 마케팅 거점을 갖추지 못한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을 위해 지난해 3월 현지 마케팅 대행사 2개사를 이미 선정한 바 있다.
허상웅 ICA 실장은 “중동지역은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체들이 단독으로 진출하기는 힘든 곳인 만큼 산·관 협력을 통해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와 달리 반도체업계는 이라크전 종전에 따른 직접적인 특수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에 따르면 반도체산업의 중동 직접수출 비중은 전체 반도체 수출의 1%에 지나지 않는 상황이다. 또 지난 91년 걸프전 종전 직후에도 반도체산업은 이렇다할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는 반도체업계가 이라크전 종전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른 적지 않은 혜택을 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업체들은 올해 투자를 예정대로 집행할 예정이다.
최혜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이사는 “불확실성 해소로 반도체업계가 그동안 미뤄놓은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며 “이는 전체 반도체산업의 선순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이닉스의 한 관계자는 “올 3분기쯤 D램가격과 반도체시장이 회복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향후 시장 전망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이는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난 데 따른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업계는 조기 종전이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컴퓨터와 관련한 구매 수요를 자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정재웅 과장은 “많은 IT기업이 본격적으로 전후복구에 참여하게 되면 그동안 보류했던 투자를 집행하게 돼 올 연말께는 전체 경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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