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연내 전력선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서비스가 개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최근 들어 미국에서 전력 등 유틸리티 업체들이 전력선을 이용한 통신, 이른바 PLC(Power Line Communication) 기술을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시험서비스에 나서면서 연내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과 함께 전력장비·서비스업계는 이 새로운 수익원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통신업계에서는 경쟁의식이 싹트고 있다.
PLC는 케이블이나 디지털가입자회선(DSL)과 유사한 정도의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특히 케이블이나 전화선보다 훨씬 널리 보급된 전력선을 이용하고 있어 광대역 인터넷 보급이 뒤처진 지역에 방대한 통신인프라를 신속하게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PLC의 원리는 단순하다. 데이터가 고압전선을 피하기 위해 광통신회선이나 전화선으로 전송되다가 중간규모 전압선으로 연결되는 파워그리드로 주사된다. 이때 특수 전기장치가 데이터 패킷을 잡아 재증폭, 재집합시켜 다시 쏘아주는 것이다.
한때 PLC는 케이블·DSL 서비스를 능가하는 데이터 전송수단으로 꼽혔다. 그러나 고전압 변압기로 인해 발생하는 주파수 간섭을 피할 방법이 없어 한계를 넘지 못했다. 업계와 학계 일각에서 전력선을 안정된 초고속 데이터 전송 시스템으로 전환시키기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PLC는 최대 허용수준의 10배를 넘어서는 노이즈를 발생시키며 단파라디오 방송과 아마추어 무선통신(HAM)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 이 때문에 PLC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는 ‘사망선고’를 받았다. 그러나 최근 각종 유·무선 통신기술의 발달로 변압기를 우회하는 방법들이 고안되면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무선이나 지능형 전신주를 사용, 변압기를 건너뛰는 방식으로 데이터 훼손을 ‘제로(0)화’하게 된 것이다.
어스링크 등 인터넷서비스업체(ISP)와 전기·수도 등 유틸리티 업체들로 구성된 전력선통신협회(PLCA) 앨런 샤크 회장은 PLC의 발전을 막아온 기술적 장애물이 거의 제거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최근 세인트루이스 소재 아미렌과 유틸리티 업체들이 상용화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이 기술의 시험서비스에 나서면서 광대역 인터넷 사업성을 검토중이다. 또 오리건의 비영리 단체인 더글러스전기조합은 9000여명을 대상으로 올 여름부터 PLC를 이용한 초고속인터넷 시험에 들어간다. 최근 시험 서비스에 나선 커런트테크놀로지는 미국 PLC업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이 회사는 메릴랜드주 포토맥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시험 서비스에 착수, 프로젝트가 끝나는 대로 케이블이나 DSL보다 저렴한 월 30달러의 PLC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샤크 회장은 “전력선 인터넷이 각광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인터넷의 비즈니스 관행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의 에드몬드 토마스 기술국장이 “시장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PLC 인터넷을 절대적으로 환영한다”고 거들었고 마이클 파월 FCC 위원장은 “서비스 확산을 위해 각종 법·제도 개선을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시장에서 PLC업체에 탄탄대로가 놓인 것처럼 보인다.<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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