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I&C는 최악의 불경기를 맞은 시스템통합(SI) 업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다.
작년 이 회사는 전년대비 44.3% 늘어난 1827억원의 매출에 65.4% 증가한 76억원의 경상이익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당초 목표치를 크게 초과한 매출 368억원과 경상이익 24억5000만원을 달성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I&C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배재봉 상무(47)는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가 양호한 실적의 바탕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원이 SI사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B2B, B2C, 소프트웨어 유통 등 현재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이 사용가능한 영역으로 확대됐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무선랜 및 모바일 사업, (인텔리전트빌딩시스템(IBS) 사업 등 신규사업에 뛰어들어 수익원 다각화를 이뤄나갈 계획이다.
4개 사업부로 구성돼 있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 중 EC(사이버몰, MRO, 유통밴)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35.5%로 전년의 19.6%보다 크게 늘어났다. 앞으로도 유통·물류에 관련한 분야라면 어떤 사업이든 과감히 발굴·추진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낸다는 게 신세계I&C의 목표다.
배 상무는 “SI업계가 저가 및 적자 수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신세계I&C가 출혈경쟁을 벌이며 SI사업에만 역량을 기울였다면 실적부진이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매출 우선 경영보다는 이익을 먼저 생각해 무리한 외형확장을 자제한 결과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모기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컸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향후 실적의 지속성을 못 미더워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는 그동안의 수익원 다변화 노력으로 상당부분 해소됐다. 지난 97년 설립 당시 거의 100%에 달했던 매출에 대한 그룹 의존도는 작년말 42.9%로 줄었고 올해말에는 30%대까지 그룹비중을 낮출 계획이다.
신세계I&C는 보수적인 회계처리로도 유명하다.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경상이익을 85억∼90억원으로 예상했었지만 실제로는 7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미회수된 매출채권을 비용으로 모두 반영했기 때문이다.
배 상무는 “실적발표 후 애널리스트들로부터 매출채권을 비용처리해 굳이 이익을 낮출 필요가 있었느냐는 항의를 많이 받았다”며 “회수 가능성이 높은 채권이지만 철저한 부실관리를 통해 안정된 경영과 투자자들의 신뢰확보에 중요한 요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양호한 실적을 내며 철저한 재무관리를 자랑하고 있는 회사이지만 코스닥시장에서 주가는 신통치 않다. SI업종에 대한 불안감의 여파가 미치고 있는 데다 유동성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위적인 주가부양은 없을 것이라는 배 상무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행할 수 있는 방법 중 액면분할은 현 주가 수준에서는 힘들고 무리한 증자는 오히려 주당가치 희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SI에 국한된 업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IR와 공정공시를 활성화해 철저히 실적에 근거해 주가를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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