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무부의 상계관세 예비 부과율이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지만 하이닉스가 수출에 받는 타격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하이닉스 전체 수출물량 중 미주지역 수출비중은 25%(지난해 기준 4억6000만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미주지역에 상당한 재고물량을 쌓아두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추가된 관세를 물지 않아도 된다. 또 지금까지 수출된 물량의 상당부분을 미국 유진공장의 생산능력 확충으로 대체할 방침이다. 하이닉스는 올해 1억달러를 투자해 유진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릴 예정이다. 그러나 유진공장 업그레이드에는 최소 6개월의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 기간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일정 정도의 피해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월 생산능력이 256Mb 기준으로 약 700만개 수준인 유진공장은 하이닉스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의 60% 정도만을 책임질 수 있어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이 문제는 제3국을 통한 간접수출 등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각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델·컴팩·HP·IBM 등 대형 브랜드 PC업체를 대상으로 현지공장으로 직접 D램을 공급하는 방안과 관세적용을 피할 수 있도록 D램과 주기판을 번들형태로 공급하는 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미국 이외에 대형 거래처가 있는 중국·유럽 등지로 돌릴 생각이다.
예치금 역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하이닉스가 확보한 현금유동성에서 충분히 해결할 수 있고 최종 판결에서는 지금보다 관세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거나 아예 없앨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하이닉스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으나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57.37% 관세율과 미국 외 공장과의 직거래로 전환될 물량을 감안한다면 예치금(bond)은 월 100억원대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동양증권 민후식 투자분석가는 “하이닉스의 미국 수출비중이 10%로 축소될 경우 D램 수출시 납부하는 예치금 규모도 290억원에서 최저 120억원 가량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성호부장 shyu@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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